청년이 기획한, 청년을 알리는, 청년 작가 전시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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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년 작가 소개 ‘노티스’
7일까지 KT&G 상상마당 부산
미술 전공·비전공자 15명 참여
다양한 장르 새로운 시각 선봬

구두굽을 이용한 김가민 작가의 설치 작품. 뒤쪽으로 보이는 그림은 김태성 작가 작품. 오금아 기자 구두굽을 이용한 김가민 작가의 설치 작품. 뒤쪽으로 보이는 그림은 김태성 작가 작품. 오금아 기자

‘노티스’. 부산 청년 작가를 알리는 전시의 제목이다.

아트 크루 ‘이탈(ETAL)’은 부산 서면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에서 부산 청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노티스(NOTICE)’전을 열고 있다. 지역 청년 작가를 알리자는 취지의 전시로,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가 후원한다. 이번 전시는 이탈의 김채용 대표가 기획했는데, 김 대표 자신도 부산에서 활동하는 청년 작가이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장르의 작가를 소개하고 작가들의 네트워킹을 구축하기 위해 전시를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3000명 이상이 전시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노티스’전에는 15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의 작업 분야는 회화, 조각, 설치 등으로 다양하며 미술 비전공자도 있다.

강다현 작가의 작품. 오금아 기자 강다현 작가의 작품. 오금아 기자

가구목칠 전공의 강다현 작가는 가구의 기능성은 최소화하고 조형성을 극대화한 작업을 선보이다. 멸종위기 동물에서 일부 형상을 가져온 ‘그로테스크’ 시리즈가 전시된다. 강민석 작가는 질주하는 자동차 이미지의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회화 작업과 그림을 그리고 남은 물감과 재료를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원작과 NFT로 함께 소개한다.

김가민 작가는 구두굽·방충망 등을 이용한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불편한 구두를 신고 아무렇지 않은 척 서 있는 자기모순적 상황을 표현한 작업이다. 철망과 방충망도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가는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연필로 자를 대고 그은 선으로 완성한 구두굽 전개도인 ‘일상의 전개’도 같이 소개한다.

부산에서 활동 중인 청년 작가를 알리기 위해 기획전 '노티스'전. 전시장 입구에는 참여 작가 15인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왼쪽은 김기윤 작가의 작품. 오금아 기자 부산에서 활동 중인 청년 작가를 알리기 위해 기획전 '노티스'전. 전시장 입구에는 참여 작가 15인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왼쪽은 김기윤 작가의 작품. 오금아 기자

김기윤 작가는 물레를 이용해 직접 만든 실을 사용한다. 섬유의 유연성을 활용해, 시간의 흐름이나 축적을 드러내는 대상으로서의 ‘바다’를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김채용 작가는 폐단추를 재료로 작업한다. 작가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단추를 연결해 단추 인형을 만들었다. 단추 인형에 고유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단추 인형 각각의 삶을 표현한 ‘단추 극장’ 시리즈를 전시한다.

김태성 작가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찍은 사진에 대한 생각을 작업으로 풀어냈다. 작가는 쓰임이나 가치에 있어 ‘너무 가벼워진 사진 테이터’를 그림으로 그려내고, 죽은 사진을 기억하기 위한 제사상도 설치했다.

박영환 '멀리 가까이 관망'. 작가 제공 박영환 '멀리 가까이 관망'. 작가 제공
남성원 '붉은 눈'. 작가 제공 남성원 '붉은 눈'. 작가 제공

김현진 작가는 신화와 전설 속 존재나 괴물에 스트리트 패션 등을 더해 새로운 세라믹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남성원 작가는 환경파괴, 전쟁, 질병 같은 재난적 상황을 그림을 표현한다. 2차 대전을 다룬 영화에 사용된 곡이 실린 옛 기타 교본 자체를 작업 재료로 사용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박영환 작가는 감정의 덩어리인 ‘구체’를 표현한 한국화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구체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거대한 드로잉도 볼 수 있다. 백정록 작가는 죽음이 생명으로 순환하는 과정을 작업에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상처를 치유하는 붕대 이미지를 이용한 작품을 소개한다.

상환 '7 cats'. 작가 제공 상환 '7 cats'. 작가 제공
타투이스트인 아트랩차차 작가의 작품. 오금아 기자 타투이스트인 아트랩차차 작가의 작품. 오금아 기자

상환 작가는 자신과 반려묘의 이야기를 회화와 조형 작업으로 풀어냈다. 그림에 등장하는 추상 덩어리를 입체화한 작업도 같이 볼 수 있다. 서영 작가는 평면의 공간을 확장하는 작업을 소개한다. 캔버스에 나무를 덧대거나 목재를 잘라 캔버스 천을 씌운 ‘변형 캔버스’ 위에서 아크릴 물감이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여준다.

원몬 작가는 장지에 분채 작업으로 고양이 사천왕 등을 그려내고, 김홍도의 ‘월야선유도’를 고양이 버전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전시한다.

만화를 좋아하는 응고 작가는 개성적인 그림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관람객 참여형 프로젝트 작업도 선보인다. 타투이스트인 아트랩차차 작가는 드로잉, 페인팅, 실리콘패드 타투와 콜라주 작업 등으로 색다른 예술의 세계를 표현했다.

‘노티스’전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다. 지역 청년 작가의 폭넓은 작업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7일까지 이어진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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