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진단·대응 이렇게”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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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술연구원 실험실 가 보니
“보급 속도 비해 특성 이해 부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전기차 주행재현 실험실에서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전비 측정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전기차 주행재현 실험실에서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전비 측정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지난 3일 제주대 아라캠퍼스에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전기차 주행재현 실험실.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가 다이나모라 불리는 롤러 위를 달리고 있었다. 차량 앞 모니터에는 각종 센서에서 보내오는 데이터가 표시돼 있다. 주행 재현을 통해 전기차의 성능을 평가하고 전비 측정과 분석, 고장 유형 분석 등을 하는 중이다.

강병수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선임연구원은 “국내에 전기차 보급이 꽤 됐지만 전기차 상태를 진단하는 기준이 없었다”면서 “이런 시험을 통해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 한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전기차진단기술센터에선 전기차 고장과 관련한 데이터를 쌓고, 분석해 실증 기반의 분석 방법을 구축하고 있다. 전기차 통합 유지·보수 플랫폼을 만들어 전기차 애프터마켓과 관련 후방산업을 지원하자는 게 이 센터의 목표다.

최근 들어 충전 인프라가 늘어나고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신차 출시를 하면서 보급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잇따르고 있는 화재의 원인과 예방책, 부품 고장과 진단 등에 대해선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배터리 화재 시 열 폭주 등으로 초기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해 어려움이 많다.

앞서 2일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의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안전’ 심포지엄에서도 전기차의 보급 속도에 비해 화재의 예방과 대응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후경 이브이올 대표는 “제작사에서 긴급상황에서 화재를 지연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적용하고 탑승객 탈출을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충전기와 유지보수 시스템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주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부원장은 “국제적으로 배터리 1개의 셀에서 문제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하면 충분히 사람이 탈출할 수 있게 다른 셀로 빠른 전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열전이 지연 성능에 대한 평가 방법을 개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전기차 사고와 화재를 우려하는 세계 각 나라들의 가이드라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유럽자동차연합은 오는 8월께 ‘전기차 안전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상무)은 “유럽 백서를 참고해 충돌 시 안전 성능을 높이고 배터리 화재 위험을 낮추도록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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