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엑스포 유치전, 아프리카 공략에 승부수 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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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부산서 한-아프리카 경제회의 개최
개최지 결정 임박, 확고한 지지 다져야

오는 9월 부산 개최가 확정된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체(코아펙·KOAFEC) 장관급회의는 엑스포 유치 도정에서 부산의 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비상주 주한 아프리카 대사단 4명이 작년 부산을 방문해 엑스포 유치 계획과 준비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부산일보DB 오는 9월 부산 개최가 확정된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체(코아펙·KOAFEC) 장관급회의는 엑스포 유치 도정에서 부산의 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비상주 주한 아프리카 대사단 4명이 작년 부산을 방문해 엑스포 유치 계획과 준비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부산일보DB

한 달 전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현장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정부와 부산시는 개최지 결정에 캐스팅보트를 쥔 아프리카 국가 공략에 막바지 공력을 쏟고 있다. 아프리카는 BIE 회원국이 유럽 다음으로 많은 46개국이 있는 표밭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부산으로선 아프리카의 지지 여부에 유치 성패가 달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오는 9월 부산 개최가 확정된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체(코아펙·KOAFEC) 장관급회의는 월드엑스포 유치 도정에서 부산의 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9월 12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코아펙 회의는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 경제개발 경험 전수, 인프라와 인력 개발 등 협력 사업을 논의하는 한-아프리카 최고위급 경제협력 회의다. 2006년부터 시작돼 격년으로 진행돼다가 코로나19로 중단된 이후 5년 만에 다시 부산에서 열리게 됐다. 코로나 이후 첫 회의인 만큼 아프리카 역내 54개국 정부의 핵심 인사인 재무장관을 비롯해 많은 관계자가 참여해 역대 어느 때보다 그 중요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불과 두 달 앞둔 시기다. 촌각이 천금 같은 이때, 아프리카 전체를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은 부산으로선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30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향배가 그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예측은 일찍부터 제기됐다. 당연히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유치전 초반부터 인접 지역인 데다 종교적 친연성이 강한 아프리카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왔다. 이에 맞서 우리나라도 특사단 파견과 주요 인사 초청 등으로 맞대응을 펼치고 있다. 한덕수 총리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아프리카 정상급 인사들과 연속 회동한 것이나, 박형준 부산시장이 수차례나 현지를 방문한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와 사우디 모두 캐스팅보트를 쥔 아프리카 대륙을 놓쳐서는 승산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정부와 부산은 개최지 최종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 아프리카 공략의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한국의 선진국 발전 과정에 대한 노하우가 담긴 ‘부산 이니셔티브’를 맞춤형으로 제시해 이들의 지지를 굳히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대통령을 비롯해 행정부와 입법부 고위 관계자들도 함께 참석해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 표명과 엑스포 유치 의지를 다시 한번 각인하는 이벤트도 시도해 볼 만하다. 단지 지지표 확보라는 계산적인 측면이 아니라 지난번 실사단 방문 때와 같은 성의와 자세로 이번 행사를 치러 낸다면 부산엑스포 유치 과정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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