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상수지 가까스로 흑자… 상반기 전체 적자는 불가피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흑자 폭 1년 전보다 65억 달러↓
상품수지 11억 달러 적자 영향
수출, 전년 동월 대비 12.6% 감소
KDI 등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 전망

올 3월 배당소득 영향으로 전체 경상수지가 석 달 만에 ‘턱걸이 흑자’를 달성했다. 단 상품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향후 전체적인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만큼 상반기 경상수지는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2억 7000만 달러(약 3582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1월과 2월, 11년 만에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3개월 만의 흑자다. 다만 흑자 폭은 작년 3월(67억 7000만 달러)보다 65억 달러나 적다.

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11억 3000만 달러 적자였다. 6개월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55억 7000만 달러)보다 수지가 66억 9000만 달러나 급감했다. 우선 수출(564억 달러)이 작년 3월보다 12.6% 줄었다. 앞서 지난해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한 뒤 7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33.8%), 화학공업 제품(-17.3%), 석유제품(-16.6%), 철강 제품(-10.8%)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33.4%), 동남아(-23.5%), 일본(-12.2%), EU(-1.2%)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65.6% 늘었다.

수입(575억 2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2.5%(14억 7000만 달러) 감소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10.0% 줄었다. 원자재 중 가스와 석유제품, 원유 감소율이 각 25.2%, 19.1%, 6.1%에 이르렀다.

문제는 4월 이후 경상수지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96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2% 줄면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4월 무역수지는 26억 2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로 인해 4월 상품수지 역시 흑자 여부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대규모 외국인 배당지급도 예정돼 있어 본원수지 흑자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 2월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상반기 상품 수출은 4% 감소하고, 경상수지는 44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는 26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하지만 1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44억 6000만 달러로, 이미 한은이 예상한 상반기 적자 규모를 넘어섰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초 내놓은 ‘최근 경상수지 변동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60억 달러로, 지난 2월에 제시했던 전망치(275억 달러) 대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역시 지난 9일 발표한 ‘2023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는 상반기 65억 달러 적자, 하반기 248억 달러 흑자로 연간으로는 183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대외건전성의 핵심 지표인 만큼 적자가 지속될 경우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5∼17일 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부동산 시장 침체,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과 함께 ‘경상수지 적자 지속’ 역시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우려됐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