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기술, 원전 관련 소프트웨어 수출로 고부가가치 창출 ‘선도’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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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시뮬레이터용 SW’·‘ToSPACE(투스페이스)’· ‘KCMS’ 등 호평
“40년 이상의 원전 설계 경험에 IT기술 접목해 수출경쟁력 확보”

원전 시뮬레이터 조감도. 한국전력기술이 개발한 시뮬레이터용 소프트웨어가 탑재될 예정이다. 한전기술 제공 원전 시뮬레이터 조감도. 한국전력기술이 개발한 시뮬레이터용 소프트웨어가 탑재될 예정이다. 한전기술 제공

원전의 수출 산업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1주년이 지난 가운데, 한국 원자력 산업계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해외 원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전 설계 전문 공기업인 한국전력기술은 40년 이상의 원전 설계 경험에 IT(정보기술) 기술을 접목해 원전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UAE 원전 시뮬레이터용 SW, 발전소 운전원 교육훈련에 활용

2022년 10월, 한전기술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의 시뮬레이터에 탑재될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 시뮬레이터는 원전 주제어실의 형태와 구성, 기능을 그대로 구현한 장비로 발전소 운전원의 숙련도 향상을 위한 훈련과 면허시험에 사용된다.

한전기술이 개발한 시뮬레이터용 소프트웨어는 운전원에게 실제와 매우 유사한 훈련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운전원의 운전 능력을 배양하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기술은 소프트웨어 수출 뿐만 아니라 원전 시뮬레이터 제작에 필요한 기술지원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발전소 배관 수명 예측 프로그램 ‘ToSPACE(투스페이스)’가 배관 감육 예측결과를 3차원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전기술 제공 발전소 배관 수명 예측 프로그램 ‘ToSPACE(투스페이스)’가 배관 감육 예측결과를 3차원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전기술 제공

■배관 수명 예측 프로그램 ‘ToSPACE’, 높은 예측도와 편의성에 호평

한전기술의 발전소 배관 관리 프로그램인 ‘ToSPACE(투스페이스·Total Solution for Piping And Component Engineering management)’는 배관 수명 예측과 관리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해외 바이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ToSPACE는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발전소 배관 관리 프로그램 도입 국제경쟁입찰에서 경쟁사를 제치고 수출계약에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올해 1월에는 프로그램 라이선스 제공 기간을 연장하는 계약을 추가 체결했다.

원전에 사용되는 배관은 높은 온도와 압력에 장기간 노출됨에 따라 점차 배관 두께가 얇아지는 ‘감육’ 현상이 발생한다. 배관의 감육 정도는 배관의 수명과 직결되는데, 배관 두께가 지나치게 얇아지면 배관이 더이상 압력을 견디지 못하게 되기 때문. 안전한 원전 운영을 위해서 배관의 감육 정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적시에 유지보수·교체할 필요가 있다.

한전기술 ToSPACE는 배관 감육도 예측에 특화돼 있는 프로그램으로, 유사 프로그램 대비 높은 예측 정확도를 자랑한다. 또한, 발전소 배관 모델과 감육 예측 결과를 3D 화면으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배관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배관검사 및 유지보수 계획을 수립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국전력기술의 발전소 케이블 통합관리 솔루션 ‘KCMS’로 구현된 ITER 케이블 설계 3차원 모델. 한전기술 제공 한국전력기술의 발전소 케이블 통합관리 솔루션 ‘KCMS’로 구현된 ITER 케이블 설계 3차원 모델. 한전기술 제공

■발전소 케이블 통합관리 솔루션 ‘KCMS’, 국제 인공태양 프로젝트 채택

또한 ‘KCMS’(KEPCO E&C Cable Management System)는 한전기술이 개발한 원전 및 산업플랜트 케이블 종합관리 시스템으로, 국내 원전과 UAE 원전 설계 시 활용돼 왔다.

원전 1기를 새로 짓기 위해 필요한 케이블 수는 평균 4만여 개 이상이다. 신규 원전 건설 시 다량의 케이블과 관련 구조물을 효율적으로 설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케이블 설계 데이터 처리와 설계 자동화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한전기술의 KCMS는 최적의 케이블 설치 경로를 자동으로 도출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케이블 설계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으며 케이블 설치비용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

KCMS는 원전 뿐만 아니라 첨단 연구개발 프로젝트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2012년에 KCMS가 이른바 ‘인공태양 프로젝트’로 불리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사업의 케이블 관리 소프트웨어로 채택된 이래 한전기술은 ITER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KCMS 사용권 판매 및 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은 350억 원을 넘어섰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최근 신규 원전 건설 및 원전 계속운전의 증가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원전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한전기술은 풍부한 원전 설계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전 관련 디지털 솔루션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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