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건’도 픽픽… 부산 건설업계 폐업 도미노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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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폐업 건수 역대 최다
경기 부진·신규 수요 감소 원인
원청 무너지면 하청도 연쇄 위기
원자재 가격 급등에 전망도 암울

사진은 한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사진은 한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상반기에 문을 닫은 부산의 종합건설업체 수가 역대 가장 많았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건설경기 전망은 좋지 않아 체력이 약한 지역 건설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상반기에 부산의 종합건설업체 19개가 폐업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로 가장 많다. 10개 업체가 폐업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하다. 상반기 국내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건수는 248건으로 2011년 상반기(310건) 이후 가장 많았다.

대한건설협회 부산지회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체력이 약한 업체부터 잇따라 폐업한다”며 “나머지 상당수 업체도 근근이 버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건수가 늘어난 원인으로 부동산 경기 부진과 이로 인한 건설 수요 감소를 지목했다. 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부동산 경기가 나빠 착공 물량이 많이 줄어든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종합건설업체는 발주자와 원도급자, 하도급자 등으로 나뉘는 건설 시장에서 원도급자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종합건설업체는 하도급자에 해당하는 전문건설업체에 하청을 준다. 따라서 종합건설업체의 위기는 전문건설업체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산 전문건설업체의 폐업도 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상반기엔 각각 65개와 52개 지역 전문건설업체가 폐업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89건으로 크게 늘었다.

부산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종합건설회사보다 규모가 작고, 현장이 사라지면 바로 타격을 받는 곳이 전문건설업”이라며 “최근 공사 현장이 눈에 띄게 줄다 보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업체 폐업이 지속적으로 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건설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증해 신규 수주가 늘어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7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건설 수주는 18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9.8% 줄었다. 특히 민간 부문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주택과 비주택 건축의 부진으로 14.1% 감소했다.

박 연구위원은 “건설 수주는 수년 전에 미리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은 공사 현장이 가동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규 착공이 줄면 앞으로 사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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