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부두 이전과 부산항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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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미 부산컨테이너터미널 영업본부장

북항 기능 재배치로 부두 도미노 이전
신항 7개, 북항 2개 운영사 경쟁 체제
출혈 경쟁 지양하고 물류 운영 효율화
부산항 추가 환적 물량 유치 기여해야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22일 ‘북항 기능 재배치 계획’을 발표하며 내년 6월 15일까지 자성대부두 기능을 신감만부두로 이전할 것이라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현재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은 내년 3월부터 하역장비 등의 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시에 신감만부두의 운영사인 동원은 3월 중순까지 신항 2-5단계 부두로 이전을 완료하게 된다.

자성대부두는 연간 190만TEU, 신감만부두는 연간 90만TEU 규모의 물동량을 처리했는데 이 부두 2곳이 연쇄 이전한다는 것은 부산항 역사상 선례를 찾기 힘든 도전이다. 특히, 오랜 기간 북항을 이용한 선사와 화주에게는 언제까지 북항을 이용할 수 있을지, 언제 신항으로 이전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과제를 던진다.

정부, BPA 그리고 운영사가 완벽한 협업 체제로 치밀한 계획 속에 진행해야 하는 ‘도미노 부두 이전’ 계획의 시작은 내년 초 신항 2-5단계의 성공적인 개장이다. 내년 1~2월 중 신항 2-5단계가 선박을 처리할 수 있어야 3월 중순까지 신감만부두 이전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BPA가 건설 중인 2-5단계는 지난달 27일 자동화 장비 시연회를 개최하여 개장 준비 현황을 소개하였는데 내년 초 첫 모선 작업 전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다.


동원이 신항으로 이전을 완료하면 현재 자성대부두의 대형 장비는 신감만부두로 옮겨진다. 관건은 지난해 신항 6부두의 개장에 이은 내년 초 신항 7부두 개장과 북항 자성대부두의 반납으로 부산항 전체 처리 물동량, 특히 신항과 북항 간 처리 물량 비중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 것인가, 이다.

올해 2300만TEU 이상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항의 물량은 북항과 신항이 3 대 7의 비중이다. 신항에 글로벌 얼라이언스 선사들의 원양(유럽, 북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노선이 기항하는 한편 북항에는 아시아 역내 노선과 한중, 한일 피더 노선이 기항하고 있다.

일부 선사는 주력 원양 노선을 신항에 기항시키며 화주 선호도, 기존 터미널과의 계약 관계 등으로 아시아 역내 노선들은 북항을 이용했는데 신항 추가 시설 공급으로 이전 필요성을 따지게 될 것이다. 신규 대형 선박을 인도받는 선사 역시 수심이 깊은 신항 기항을 검토하게 될 테다. 실제 올 7월 기존 남미 노선에 신규 대형 선박을 투입하게 된 선사들이 북항에서 신항 6부두로 이전한 선례가 있다.

신항 내에서는 지난해 개장한 6부두가 운영 2년 차 누적 100만TEU 이상을 처리했지만 처리 능력 대비 유휴 선석이 있는데다 내년 7부두 추가 시설 공급으로 터미널 운영사 간 선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 대부분이 단독 운항보다 파트너 선사와 공동 운항 노선이 많기 때문에 각 선사 간 주력 계약 터미널이나 선호 터미널에 따라 기항 터미널 결정이 복잡해질 것이다. 특히 해운 경기 악화로 원가 절감과 운영 효율화가 절실한 선사들은 부산항의 변화를 물류 운영과 비용 개선 방안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다.

현재 신항 6개와 북항 3개 운영사 체제는 내년부터 신항 7개와 북항 2개 운영사 체체로 바뀌어 기항 선사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대형 글로벌 얼라이언스 선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터미널 역시 얼라이언스 이외 선사와 물량에 대해서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동일한 항만 내 운영사끼리의 경쟁은 터미널 경쟁력 제고와 운영 효율성에 장점이 있지만 하역료 출혈 경쟁의 단점이 있다. 이용 선사들은 단위 터미널 하역료는 인하하더라도 복수 터미널 이용에 따른 터미널 간 추가 컨테이너 운송으로 실질적인 물류 비용과 운영 효율화에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많은 외국적, 국적 선사들이 단위 터미널 간 운영 협력 방안이나 타 터미널 간 추가 운송 비용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배경이다. 계약 터미널의 선석이 혼잡해 선박 대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선사들이 자유롭게 임시 기항 선석을 선정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부산항은 2006년 신항 1-1단계 부두 개장을 시작으로 작년 2-4단계의 개장까지 지속적인 신규 선석 공급으로 신항 개장 전과 비교하여 배 이상의 물량 증대를 이뤘다. 하역장비 역시 유인에서 리모트 컨트롤, 완전 자동화까지 글로벌 해운 항만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변신을 거듭해 왔다. 2024년 신항 추가 선석의 공급과 북항 기능 재배치 계획이 부산항을 이용하는 선사들의 물류 운영 효율화를 도모하여 부산항의 추가 환적 물량 유치에 기여하고 부산시의 중장기 도시 개발 계획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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