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도 전공의 잇단 사직… 의료대란 일촉즉발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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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동아대·고신대·백병원
부산 의료계도 파업 동참 기조
싸늘한 여론 속 정부 압박 지속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집단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19일 대구시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사직원을 들고 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집단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19일 대구시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사직원을 들고 가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대학병원 전공의가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부산에서도 의료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의사단체는 ‘밥그릇 싸움’이나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파업을 진행한다는 현실에 여론은 싸늘하다.

19일 부산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 20일 시작되는 전국적인 집단행동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아직 전국 상황과 달리 수술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전공의가 근무하는 부산 대학병원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부산 의료계는 전국적인 상황에 맞춰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기조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244명 중 230여 명이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께부터 출근하지 않겠다고 병원 당국에 통보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부산대병원 전체 파업 경험이 있어서 환자들이 동요하는 분위기는 있다”면서 “지난해처럼 강제 퇴원 절차를 밟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고 통상적으로 외래 입원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동아대병원은 전공의 144명 중 약 10% 정도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향후 사직서 제출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아대병원 관계자는 “향후 파장을 고려해 지난주 일부 수술은 당겨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제대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과별로 아직 수리되지 않아서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고신대병원 역시 인턴과 전공의를 포함한 총 96명 중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2020년 의사 파업과 분위기가 다르다. 당시에는 ‘의사가 오죽했으면’이라는 동정적 여론도 있었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필수의료 붕괴가 가속화되는 현실 속에서 의대 정원 확대 찬성 여론이 더 크다. 당장 대한간호사협회, 보건의료노조 등도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면서 의사단체의 주장은 빠르게 설득력을 잃고 있다.

정부는 19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을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의료계 압박 카드를 내놨다. 대표적으로 의사단체가 반대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를 파업 기간에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또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고,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보의와 군의관도 투입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의 의료개혁은 국민뿐만 아니라 의사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2028년까지 10조 원 이상을 투입해 필수의료 수가를 개선하고 지방에서도 안정적인 진료 환경이 구축되도록 다양한 제도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의사 단체가 지금이라도 집단행동 계획을 철회하고 의료개혁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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