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대 하강진 교수, 촉석루 문학 십 년 집대성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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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삼장사 시문 총집’ 출간
세 권 합쳐 원고지 1만 매 분량
“복원 64년 촉석루 국보 환원”



진주 남강 벼랑 위에 우뚝 서 있는 촉석루의 아름다운 풍광. 진주시 제공 진주 남강 벼랑 위에 우뚝 서 있는 촉석루의 아름다운 풍광. 진주시 제공

동서대 미디어콘텐츠대 하강진 교수가 십 년 만에 진주 촉석루 문학을 집대성한 진주학 시리즈 세 권을 완성했다. 하강진 제공 동서대 미디어콘텐츠대 하강진 교수가 십 년 만에 진주 촉석루 문학을 집대성한 진주학 시리즈 세 권을 완성했다. 하강진 제공

동서대 미디어콘텐츠대 하강진 교수가 780쪽 분량의 <논개 삼장사 시문 총집>을 출간했다. 이 책은 앞서 촉석루를 제재로 지은 시문만을 모은 <역주해 역대 촉석루 시문 대집성>(2019), 진주 문화콘텐츠의 핵심 요소를 다면적으로 고찰한 <진주성 촉석루의 숨은 내력>(2014)과 긴밀한 짝을 이루고 있다. 하 교수가 만 십 년 만에 진주 촉석루 문학을 집대성한 진주학 시리즈 세 권을 완성한 것이다. 이 책들을 합치면 200자 원고지로 1만 매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 된다.

1593년 왜장을 안고 몸을 던진 것으로 알려진 논개는 지난해에 순국 430년을 맞았다. 삼장사(三壯士)는 같은 해에 벌어진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왜군에 의해 진주성이 함락될 때 촉석루에서 장렬하게 순절한 호남 출신 세 장수다. 이 책에서 삼장사는 진주성 전투 때 순절한 인물들을 아우르는 범칭으로 사용했다. 지금까지 논개 관련한 시문은 일부만 알려졌고, 삼장사 시문은 단 한 번도 정리된 적이 없었다. 이 책은 논개와 삼장사를 제재로 지은 한시나 산문을 최초로 집성하고 번역해 진주 충절의 문학 전통을 객관적으로 서술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 책에 수록된 논개 시의 작가는 104명, 작품은 100편이 넘는다. 삼장사 시의 작가는 80명, 작품은 100편이 넘는다.

책의 1부 ‘진주 충절 정신의 효시’는 작품 해제의 성격을 담았는데 “고려거란전쟁 때 기개를 과시한 진주인의 충절 정신이 면면히 내러 오다가 임란 때 진주 의병과 조선 후기 진주농민항쟁으로 계승되어 소중한 지역 정체성이 되었다”는 흥미로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하 교수에 따르면 ‘진주는 충절의 도시’라는 등식을 성립시킨 효시는 거란의 제2차 침입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진주 출신 하공진 장군이라는 것이다. 장군은 고려거란전쟁이 발발하자 목숨을 바쳐 현종과 고려를 구하기 위해 애쓴 충신이다. 그 뒤 볼모로 끌려가 요 성종에게 신임을 받았지만 거란의 신하가 될 것을 거절해 비장한 최후를 맞이했다. 장군의 활약상은 다음 달 종영을 앞둔 KBS2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에서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고려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진주 사람인 하공진 장군은 진주 하씨 시랑공파(侍郞公派)의 시조다. 진주성에는 장군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한 경절사란 사당이 있다. 사당 앞 산책로에는 고려 충절신 중시랑 하공진 사적비가 세워져 있다. 순국 어록비에는 ‘我是高麗人 不敢有二心(나는 고려 사람이니 두 마음이 있을 수 없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진주시가 지금도 장군을 <진양지>나 <진주향교지> 역대 인물조의 첫머리에 배치해 현양하는 것도 구국의 상징적 존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부에서는 논개를 노래한 시문, 3부에서는 삼장사로 대변되는 충절신(忠節臣)들을 그리는 시문을 모아서 번역했다. 하 교수는 “지난 연말에 문화재청에서 밀양 영남루와 삼척 죽서루를 국보로 지정했다. 한국전쟁 때 소실된 촉석루를 원형 복원한 지도 64년이 되었다. 고려 후기 창건 직후부티 문화경관으로 이름났고, 불굴의 민족사와 충의 정신이 살아 있는 촉석루는 마땅히 국보로 환원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촉석루는 고려 고종 26년(1241년)에 건립됐으며 수차례 보수와 중건을 거쳐 1948년 국보 276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한국전쟁 때 폭격을 받아 원형이 소실됐다는 이유로 1956년 국보에서 해제됐다.


<논개 삼장사 시문 총집> 표지. <논개 삼장사 시문 총집> 표지.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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