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오피스텔 월세 8개월째 상승… 청년·서민층 주거난 갈수록 심화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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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신규 물량 감소 여파
공급 부족 지속 시 부산도 위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의 모습. 연합뉴스

오피스텔 매매가는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월세는 치솟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임에도 8개월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점차 줄어들면 월세 상승 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결국 청년과 서민층의 주거난이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오피스텔은 빌라와 함께 서민들이 상급지로 이동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도맡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0.07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99.66을 기록하며 저점을 찍은 뒤, 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월세 거래량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서울 지역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 총 6만 6720건 가운데 월세 거래 비중은 61.4%(4만 938건)에 달했다. 2021년 51.5%, 2022년 55.8%를 각각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10%포인트 높아졌다.

부산의 경우 지난달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가 99.94를 기록하는 등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타 부동산 지표가 그러하듯 수도권의 추세를 따라갈 확률이 높다. 전월세 전환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1월 5.56%이던 전국의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 1월 6.01%로 집계됐다.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초로 6%대를 돌파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임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 전세를 월세로 치환할 때 월셋값이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거액인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주거 취약계층의 부담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재로 각광받으며 2019년 전국에 10만 8300여 실이 입주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2020년 8월부터 정부가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포함 시킨 데다 고금리 직격탄을 맞으며 휘청이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오피스텔을 ‘투기 수단’으로 규정하고 지나치게 규제로 옭아매 혼란이 가중됐다”며 “설익은 규제책으로 오피스텔 시장에 공급 과잉과 공급 부족의 사이클이 이런 식으로 반복된다면 결국 주거 취약계층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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