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갑·을, 강서 전략지 부상… 총선 판세 요동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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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안 여야 셈법은

새 선거구 된 화명·금곡·만덕1동
경쟁력 평가 정명희·박성훈 유력

‘젊은 강서’ 현역 김도읍 고민 깊어
남구는 박재호·박수영 이미 준비
신평2동 사하갑으로 이동 변수

4·10 총선을 41일 앞두고 ‘선거구 조정’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부산 총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번 선거구 조정은 부산 7개 선거구에 영향을 주는 대형 변수다. 남구에선 예고됐던 박수영(국민의힘)-박재호(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맞대결’이 확정됐다. 특히 ‘북을’ 선거구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여야 모두 추가된 ‘낙동강 벨트’ 선거구 공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전략지 부상 ‘북을’ 정명희-박성훈?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부산 북강서갑·을은 북갑·을과 강서로 분구됐다. 화명동, 금곡동, 만덕1동으로 구성된 북을 선거구가 새로 생기는 셈이어서 여야 모두 새 지역구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낙동강 벨트’의 핵심 지역에서 선거구가 늘어나는 데 대해 “손해볼 게 없다”는 판단을 내린 민주당은 이 지역에 전략공천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북을에 정명희 전 북구청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정 전 구청장은 “분구될 것으로 예상하고 출마 준비를 해왔다”면서 “구청장 경력에 대해 주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 있어 이번 선거에 대해 해 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의 등판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북을 지역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할 전망이다.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북갑),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 등 중진들을 대거 낙동강 벨트에 투입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필승 전략을 세운 국민의힘은 북을에도 ‘본선 경쟁력’이 높은 인사를 투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1순위로 거론된다. 박 전 부시장은 “당에서 북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아서 출마를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고향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있다면 어디에서라도 역량을 총동원해서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재현 인천대 상임감사,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도 거론된다.

■만덕1동 이동 계산 복잡해진 ‘북갑’

북구 분구는 북갑의 선거 판세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북갑은 기존 선거구에서 만덕1동을 북을에 넘겨주게 됐다. 만덕1동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미래통합당 박민식 후보에 498표 앞섰던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다만 만덕1동 표차가 전체 지역구 표차(1938표)의 25% 수준이어서 승부를 가를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재수 의원은 29일 “이동이 불가능한 만덕1동과 화명1동을 하나의 선거구로 만들었다”면서“정치적이며 불합리한 결론이지만 받아들이고, 북구 주민과 함께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우선공천에 반발한 경쟁 후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지역 안착에 나서고 있는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전 의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환경이 나빠졌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선거구 획정과 관계없이 북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젊은 표심 ‘강서’ 격전지 부상

독립 선거구가 된 강서구도 부산의 주요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강서는 부산에서 ‘젊은 표심’이 가장 밀집된 지역이다. 강서구 주민등록 인구의 평균연령은 지난 1월 기준 40.2세로 부산 전체 평균인 46.7세보다 6.5세나 낮다. 평균연령이 두 번째로 낮은 기장군(43.5세)과 비교해도 3.3세가 낮다. 강서 분구가 민주당에 호재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강서 분구에 대해 민주당 변성완 예비후보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 후보는 “부산 18석을 지키면서 독립선거구를 요구했던 강서 주민들의 뜻이 받아들여져 기쁘다”고 말했다. 변 후보는 북강서을 선거구 공천 신청 당시 분구가 되면 강서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강서에선 국민의힘 현역인 김도읍 의원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의원이 고향인 강서를 지킬지 새로 생기는 북을을 출마 지역으로 선택할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린 탓이다. 이와 관련 김도읍 의원은 "당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남구 합구, 사하 경계 조정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합구가 결정된 남갑·을의 경우 여야가 이미 합구를 예상해 상대적으로 ‘충격이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남을에 공천자를 결정하지 않았다. 남갑 현역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나 남을 현역인 민주당 박재호 의원도 합구를 예상하고 선거 준비를 하고 있어 선거구 조정이 큰 변수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부산에선 사하갑·을 경계도 조정돼 기존 사하을이었던 신평2동이 사하갑으로 넘어왔다. 신평2동은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조경태 후보가 민주당 이상호 후보에 1793표 앞섰던 지역이다. 다만 신평1동 등 인접 지역과 비교하면 조 후보 우세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분석이 있다. 신평2동 편입에 대해 사하갑 현역인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선거구 경계 조정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면서 “지역구가 아닐 때도 서부산의료원 유치 지원 등 현안에 대해 적극 지원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 이성권 사하갑 후보도 “부산시 경제부시장 재직 당시 서부산의료원 건립을 위한 불씨를 살렸고, 도시발전을 저해하는 신평기지창이전과 신평복합타운 추진이라는 공약을 발표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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