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부산·경남 수입차 사업 시작부터 '삐걱'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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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 브랜드 한정
람보르기니 딜러 신청 '잡음'
지역 "비리업체 선정" 비난
도이치모터스 "정상 입찰"

도이치모터스가 운영 중인 수입 중고차 매매단지 부산 사직오토랜드 전경. 도이치모터스 제공 도이치모터스가 운영 중인 수입 중고차 매매단지 부산 사직오토랜드 전경. 도이치모터스 제공

주가조작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도이치모터스가 최근 부산·경남 지역 수입차 딜러와 수입 중고차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일부 딜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이는 등 시장 진출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지난해 람보르기니 경기 성남(판교)권 판매를 담당하는 딜러권 확보에 이어 최근 부산·경남 딜러권을 따냈다.

부산·경남의 경우 그동안 럭셔리 브랜드 가운데 페라리나 마세라티는 이를 판매하는 딜러사가 있었지만 람보르기니는 별도 딜러가 없었다. 이와 관련, 지역 수입차 업계 내에선 이번 람보르기니 딜러 선정 과정에 대해 이런저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지역 수입차 딜러사 한 관계자는 “이번 람보르기니 딜러 선정 때 대상 업체를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딜러에 한해 신청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청 대상 업체부터 공정성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비난했다. 현재 폭스바겐그룹 아래에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스코다, 세아트, 쿠프라와 모터사이클 두카티, 상용차 스카니아와 만 등 12개 브랜드가 있다.

다른 수입차 딜러도 “평가 과정에 대한 설명 없이 도이치모터스 선정 사실만 신청 업체들에게 통보해 사전내락설까지 나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주가조작으로 오너가 유죄 판결이 난 업체를 선정한 것부터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딜러 선정을 주도한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한 본보의 해명 요구에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측은 “정상적인 입찰 과정을 거쳐 딜러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사전내락설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도이치모터스는 지난해 부산 사직종합운동장 인근의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인 사직오토랜드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사직오토랜드는 2015년 설립 후 현재 50여 곳의 매매상사가 약 1500대의 차량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측은 “사직오토랜드 인수는 경기도 수원 도이치오토월드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고차 플랫폼의 전국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것”이라면서 “기존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국내 중고차 시장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부산·경남 지역의 온오프라인 중고차 유통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이치모터스는 2012년 이후 12년 만에 계열사를 13개로 늘리며 급성장했다. 기존 BMW와 미니에 이어 포르쉐(경남 창원), 아우디, 재규어·랜드로버, 람보르기니 등 7개 브랜드의 딜러사를 맡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체와 중고차 온라인 정보제공업체, 자동차 성능검사 업체, 투자사 등도 운영 중이다. BMW와 미니만 판매하던 2013년 당시 매출액은 4300억 원이었지만 지난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2조 1958억 원으로, 10년 새 매출이 5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도이치모터스는 2021년 11월 주가조작 혐의로 당시 권오수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사건은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임직원과 주가조작 세력, 투자자문사 등이 계좌 157개를 동원해 2000원 후반이었던 주가를 8000원까지 불법으로 끌어올려 검찰 수사를 받았다. 권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 원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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