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득 1% 늘었는데 외식 물가는 6% 껑충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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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 품목, 소득 증가율 웃돌아
식품기업 인하요인 모르쇠 지적

지난해 한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돈은 1%대 증가에 그친 데 반해 외식비·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는 6% 넘게 올라 먹거리 부담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식품기업들이 원료 가격이 오르면 이를 신속히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만, 원료값이 내리면 가격 반영을 꺼린다는 지적이 거세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95만 9000원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가처분소득이란 한 가정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이자비용과 세금 등을 빼고 순수하게 지출이 가능한 금액을 말한다. 하지만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각 6.8%, 6.0% 올랐다.

가공식품은 드레싱이 25.8%로 가장 높고 잼(21.9%) 치즈(19.5%) 맛살(18.7%) 어묵(17.3%) 등 순으로 올랐다. 설탕(14.1%)과 소금(13.0%), 아이스크림(10.8%), 우유(9.9%), 빵(9.5%) 등도 많이 상승했다.

외식 품목 39개 중에서는 커피(1.7%)를 제외한 38개 품목 물가가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피자가 11.2%로 가장 높고 햄버거(9.8%) 김밥(8.6%) 라면(8.0%) 떡볶이(8.0%) 돈가스(7.7%)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도 3.1%로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사과(24.2%) 귤(19.1%) 복숭아(11.7%) 딸기(11.1%) 등이 많이 올랐다. 이렇다 보니 가구당 식사비 지출은 월평균 40만 7000원으로 7.9% 증가했다.

식품기업과 외식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등 신조어까지 낳았다. 지난해 농심과 삼양식품, 빙그레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식품업체들의 영업은 크게 호조를 띠고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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