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코델타시티 평강천 수질 최악, '물의 도시'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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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개선 사업 오랫동안 답보 상태
당장 3월 말 입주, 근본 대책 찾아야

부산 강서구 평강천과 에코델타시티 건설 현장.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평강천과 에코델타시티 건설 현장. 부산일보DB

‘친환경 수변 도시’를 표방하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의 수질 개선 사업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에코텔타시티를 관통하는 평강천의 생태계 건강성이 2023년 기준으로 ‘매우 나쁨’(E등급)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하천 수질 개선은 에코델타 사업 초기 때부터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필수 과제로 꼽혀왔다.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질 개선에 전혀 진척이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에코델타시티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사업 초기부터 자랑해 온 ‘친수·생태형 도시 모델’이라는 이름값이 실로 무색하게 됐다.

알다시피 평강천 수질 오염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일제강점기 세워진 수문으로 강물 흐름이 정체되고 각종 폐수가 유입되면서 하천이 몸살을 앓게 된 오랜 사정이 있다. 하지만 유역 내 오염 부하를 줄이고 외부에서 물을 공급하는 시책을 펼쳤으나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 5일 나온 보건환경원의 보고서 역시 평강천 수질이 공업용수 수준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기준으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평균 3등급,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4등급으로 나왔는데, 이 정도면 생활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최소 2등급 수질은 유지돼야 친수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수질 개선이 더딘 건 첫 단계 사업으로 꼽히는 오염토 제거 작업이 난항에 빠진 탓이 크다. 다른 대책을 총동원해도 오염토 제거가 안 되면 수질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2021년 12월 시작된 게 평강지구 하천정비 사업이다. 대저2동과 명지동 일대 평강천 하류 4.3km 구간의 64만여㎥를 준설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예산 절감 차원에서 공법이 단축되는 우여곡절 끝에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서 현재 공정률은 25%에 불과한 실정이다. 당초 목표였던 올해 말은 물론 2025년 준공마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강천 정비가 늦어지면 서낙동강 수질 개선 사업 역시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에코델타시티는 21세기 혁신기술이 집약된 친환경 수변 도시를 표방한다. 에너지 생산부터 순환까지 가능한 ‘물 특화 스마트 도시’의 조성이 핵심이다. 그런데 도시를 관통하는 하천의 수질 자체가 엉망인데, ‘친수 도시’라는 간판이 가당키나 한지 의문이다. 3월 말부터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이미지 타격은 물론 악취나 미관 문제로 인한 민원 사태도 우려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말로만 ‘생태 도시’를 외치는 건 기만이다. 수질 개선책을 찾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근본 대책 마련을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획기적인 전환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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