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성공’ 벡스코, 메가 스포츠 경기 유치 가능성 열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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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3만 명 방문, 12억 원 수익
인근 백화점·호텔도 붐비며 호황
주변 인프라 이용 가능해 큰 장점
높은 임차료·시설 설치비는 숙제
부산 대회 특설경기장 60억 들어

탁구 국가대표 전지희가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 조별리그 5조 3차전 대한민국과 푸에르토리코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팬들의 요청에 사인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탁구 국가대표 전지희가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 조별리그 5조 3차전 대한민국과 푸에르토리코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팬들의 요청에 사인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진행중인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탁구 팬들이 팬존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진행중인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탁구 팬들이 팬존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사상 처음 안방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특설경기장으로 활용된 부산 벡스코가 대형 스포츠 행사 유치의 새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차료 등 현실적인 문제만 잘 해결된다면 향후 스포츠 경기장으로서 다른 국제 대회 개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7일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와 벡스코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25일 열흘간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대회에 전 세계에서 3만여 명의 관중이 찾아 대성황을 이뤘다. 입장권 판매 수익만 12억 원을 거뒀고, 대회와 함께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도 155개국 관계자들이 발걸음했다.

그동안 컨벤션 행사와 공연장 등으로 활용된 벡스코는 스포츠 행사를 치러본 경험이 없어, 이번 부산 대회는 벡스코와 조직위 입장에서 큰 도전이었다. 2만 6000㎡에 달하는 제1전시장 전체를 거대한 탁구 경기장으로 탈바꿈하는 작업부터 사상 첫 시도였다.

이를 위해 벡스코는 지난해부터 시설 개선·점검 사업으로 모두 8억 원을 투입해 전시장 내 조명 1300개를 LED조명으로 교체했고, 다양한 보강공사로 17건의 시설 개선을 완료했다.

이에 더해 대규모 관중을 안전하게 수용하기 위해 비상대피로 개선, 소화기 배치 등 안전 관리도 강화했다. 한국전력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와 현장 점검팀을 운영하고 해운대소방서와 합동 점검도 실시하며 안전한 대회 운영을 지원했다.

벡스코의 전문적인 행사 운영 노하우도 이번 대회에 보탬이 됐다. 벡스코는 마케팅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상황실을 운영하고, 조직위와 긴밀히 협력하며 선수-관중 동선 분리, 안정적인 전기·통신 환경 조성 등 밀착 컨설팅을 제공했다.

그 결과 경기용 무대·조명을 최적의 상태로 설치하고, 경기에 방해가 안 되도록 난방 시스템을 조정하는 등 실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훌륭한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덕분에 대회 기간 내내 참가 선수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한국 탁구 여자대표팀 전지희는 “다른 나라 선수들이 만날 때마다 ‘시설이 너무 좋다’고 저에게 얘기한다”며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훌륭한 경기장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부산 대회는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대회 기간 벡스코 인근 백화점 매출이 대폭 상승했고, 주변 호텔 입실률도 이례적으로 90%를 넘어서며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산이 스포츠 이벤트를 매개로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관광 명소로서 흥행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선수·지도자·행정가로 14차례나 세계탁구선수권을 경험한 김택수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번 부산 대회는 참가자들이 호텔과 경기장을 15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장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정화 집행위원장도 “처음에 부산에서 대회를 연다고 했을 때 제가 구상했던 장소가 벡스코였다”며 “호텔 인프라와 주변 관광지 등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세계인들이 부산에 두 번 방문하게끔 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주변 인프라까지 더해 강점이 많은 벡스코이지만 전문 체육시설에 비해 높은 임차료와 추가적인 경기 시설 설치 비용 등은 향후 메가 스포츠 대회 유치의 부담 요소다. 조직위 관계자는 “시 주최 행사의 경우 임차료를 50%까지 감면 받기도 한다”며 “비수기 스포츠 행사를 위해 추가 감면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면 앞으로 벡스코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데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부산 대회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최되면서 임차료가 30억 원으로 뛰었고, 관중석·조명 등 각종 설치비를 더해 특설경기장을 마련하는 데에만 60억 원 정도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벡스코 손수득 대표이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쌓인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행사를 유치하고 개발할 계획”이라며 “부산이 국제적인 행사의 중심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한국과 인도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인도를 물리치고 승리하자 관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bn@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한국과 인도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인도를 물리치고 승리하자 관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bn@
지난달 25일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중국과 프랑스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벡스코 특설경기장에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지난달 25일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중국과 프랑스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벡스코 특설경기장에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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