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기원, 슈퍼태풍 메커니즘 세계 첫 규명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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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해양열용량 생성 주원인 밝혀
재해 예방 대책 마련 기초자료 활용

지난해 북서태평양서 발생한 슈퍼태풍 ‘마와르’로 인해 높은 파도가 일고 있는 괌. AP연합뉴스 지난해 북서태평양서 발생한 슈퍼태풍 ‘마와르’로 인해 높은 파도가 일고 있는 괌. AP연합뉴스

우리나라 연구팀이 북서태평양에서 슈퍼태풍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향후 해양 기후 재해를 예방하고 기후변화를 전망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북서태평양에서 강한 태풍이 발생하는 원리를 규명해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해양대기청, 프랑스 소르본대학, 대만 국립대학,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 아일랜드 골웨이대학, 유럽중기기상예보센터 연구진도 참여했다.

북서태평양은 대표적인 태풍 발생 해역으로, 매년 강력한 태풍이 발생해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킨다. 이 해역의 해양 기후는 세계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북적도해류의 높은 해양열용량과 저염수로 인한 강한 밀도차가 슈퍼태풍을 만드는 주요 원인임을 밝혀냈다. 지금까지는 북위 17~25도 사이 분포하는 난수성 소용돌이의 높은 해양열용량이 슈퍼태풍을 발생시킨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북서태평양의 대표 해류인 북적도해류가 슈퍼태풍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규명된 것이다. 해양열용량은 해양 물기둥이 지니고 있는 열에너지를 말한다.

KIOST 자문위원 강석구 박사는 "북적도해류는 따뜻한 물 층이 두껍게 형성돼 있고, 강수량이 많은 적도수렴대 인근이라 저염도로 인해 위쪽 따뜻한 물이 아래쪽 차가운 물과 잘 섞이지 않는다"면서 "태풍이 지나갈 때 열 공급이 원활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메커니즘을 증명하기 위해 과거 큰 피해를 일으킨 슈퍼태풍 망쿳, 마와르 등의 발생 추이와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에는 수심 200~1000m를 오가며 수온, 염분을 관측하는 수중 승강로봇 등이 활용됐다.

KIOST 김경옥 책임연구원은 "논문 성과와 관측 자료는 해양 기후변화 양상을 장기적으로 전망해 재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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