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값만 오른 게 아니다 가격 안 오른 채소가 없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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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50.1%·토마토 56.3% 비롯
채소 물가 1년 전보다 12.2%↑
2월 물가상승률 3.1%에 영향

7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7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부산 범일동에 사는 주부 전 모 씨는 7일 대파 등 각종 채소를 사기 위해 부전시장을 찾았다. 최근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소식에 그래도 전통시장은 좀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 씨는 대파를 파는 상점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1kg 한묶음에 4300원이었다. 통상 전통시장에서는 대파 한묶음에 2000원 또는 비싸도 3000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4000원이 넘는다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날 대연동에 사는 김 모 씨는 한 중소형 마트를 찾아 대파를 구입했다. 1kg에 6940원이라고 표기된 가격에 깜짝 놀랐다. 이날 다른 곳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정부의 할인지원 사업 혜택으로 3910원에 판매됐다. 만약 할인지원이 없었으면 이곳도 대파 한 단에 6000원 정도 줘야 할 판이었다.

사과와 배, 귤 등 과일뿐만 아니라 최근에 파와 배추 등 채소 가격도 적지 않게 올라 시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채소류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채소류의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0.18%포인트(P)였다. 채소류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0.18%P 가량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만약 채소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면 2월 물가상승률은 3.1%가 아닌 2%대로 기록됐을 것이다.

채소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파(50.1%)와 토마토(56.3%)의 물가상승률이 특히 두드러졌다. 아울러 배추도 21.0% 뛰었고 시금치(33.9%), 가지(27.7%), 호박(21.9%) 등도 20% 이상 올랐다. 오이와 깻잎 가격은 각각 12.0%, 11.9% 상승했다.

채소가 이렇게 오른 것은 2월에 비나 눈이 많이 와 일조량이 뚝 떨어진 데 이유가 있다. 대파 주요 산지인 전남 신안 지역 등지에 겨울철 폭설 등 영향으로 대파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일은 1년에 한 번 수확하기 때문에 한 해 농사가 실패하면 1년 내내 높은 가격이 이어진다. 그러나 채소는 한 해 여러번 수확하기 때문에 채소 가격의 일시적인 등락이 매번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3월 이후 기온이 오르고 일조량도 많아져 시설채소를 중심으로 수급 상황이 2월보다는 나아진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배추는 4월까지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높고 대파 역시 가격이 정상화되기에는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봄 대파가 출하되는 5월 이전까지 할당관세 물량을 3000톤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4월까지 204억 원을 들여 13개 과일·채소 생산농가와 유통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를 지원한다. 배추는 포기당 500원, 대파는 kg당 1000원, 토마토는 kg당 1800원 등이다.

사과는 7월 말에 조생종 햇사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9월에 본격적인 출하가 돼서야 가격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당장 사과 수입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사과 수입을 위해 검역 협상을 하고 있는 나라가 11개국인데 검역 협상이 마무리되기에는 평균 8년 등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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