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진 수입차… '새 엔진' 앉혀 쇄신 나선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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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판매법인 바꿔
스텔란티스·폭스바겐 등
CEO 교체로 분위기 전환
아우디·혼다도 교체설 무성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가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마세라티 SUV ‘그레칼레’. FMK 제공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가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마세라티 SUV ‘그레칼레’. FMK 제공

최근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수입차들이 판매 법인과 법인 대표 교체, 부진 브랜드 판매 중단, 가격 정책 정비 등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인기 브랜드와 판매 하위 브랜드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하위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한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수입 판매 법인인 FMK 대신 오는 7월 1일부로 마세라티코리아를 설립, 새로 영업에 나선다. FMK는 딜러로 전환된다.

마세라티가 판매 법인을 직영 체제로 바꾼 것은 최근 판매 부진과 무관치 않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마세라티의 국내 판매량은 최근 5년새 65.5%나 급감했다. 이는 같은 기간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 페라리 등이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것과 비교가 됐다.

마세라티는 신차 부재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스포츠 쿠페 그란투리스모의 신형 3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판매 부진을 겪은 스텔란티스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는 CEO 교체로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아우디 순수 전기차 ‘Q4 e-트론’. 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우디 순수 전기차 ‘Q4 e-트론’. 아우디코리아 제공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전임 제이크 아우만 사장 대신에 홍보·마케팅·딜러 네트워크 등을 두루 경험한 방실 신임 사장을 앉혔고, 폭스바겐코리아는 신임 사장 선임 대신 폭스바겐그룹코리아를 총괄하던 틸 셰어 사장이 폭스바겐 브랜드를 챙기기로 했다.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인 지프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4512대로 전년에 비해 35%나 감소했다. 푸조도 수년째 연간 판매 2000대 전후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방실 신임 사장은 “부임 이후 부진을 살펴본 결과 가격 정책부터 손봐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향후 스텔란티스 산하 13개 브랜드 가운데 한국 시장 추가 도입 브랜드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015년 디젤 게이트(배출가스 조작 파문)로 판매가 급감했다가 2020년 1만 7615대로 반짝 상승했지만 이후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내놓지 못하면서 지난해엔 1만 247대로 떨어졌다.

혼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이들 브랜드 외에 아우디코리아와 혼다코리아 등도 판매 부진에 따른 CEO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아우디코리아 임현기 사장은 ‘한국인 최초 여성 사장’이란 타이틀로 2022년 선임 당시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판매 부진, 고무줄 할인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엔 딜러별 판매 할당에 대해 딜러사 8곳이 반발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 따라 과도기적 상황에서 국내 판매에도 다소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안 발표에 따라 ‘Q4 e-트론’ 등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올해 고객 선호도가 높은 모델들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매 부진이 심한 브랜드의 경우 판매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규어에 대해, 스텔란티스코리아는 DS 오토모빌에 대해 올해부터 각각 판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업체들은 잠정 중단이라는 입장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경우 BMW, 벤츠와 다른 브랜드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최근 T맵 내비게이션·첨단 안전장치, 하이브리드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볼보차와 토요타·렉서스처럼 수입차 판매 하위 브랜드들도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신차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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