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화명·삼락수영장, 사계절 놀이시설 변신 기대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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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관리본부, 부산연구원에
수영장 활용 방안 연구 의뢰
공원 활용한 생태형 시설 제시

부산 사상구 삼락 야외수영장 모습. 나웅기 기자 wonggy@ 부산 사상구 삼락 야외수영장 모습. 나웅기 기자 wonggy@

오랜 시간 문을 닫았던 부산 화명·삼락 야외수영장이 다른 놀이시설로 변신을 꾀한다. 여름철에만 이용하는 수영장이 아니라 사시사철 방문할 자연 친화형 시설로 바꿔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주민들이 오랫동안 수영장을 이용하지 못한 만큼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에 따르면 화명·삼락 야외수영장은 올해도 개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두 수영장은 낙동강 둔치를 활용한 명소로 각각 2011년, 2016년 준공됐다. 여름철마다 많은 서부산 주민 등이 자주 이용하던 곳이다.

하지만 화명 야외수영장은 위탁업체와 시설 이용료 문제를 둘러싼 법적 소송 문제로 2019년 문을 닫았다. 삼락 야외수영장은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휴장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법적 공방도 마무리됐지만, 시설 보수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야외수영장은 장기간 흉물로 방치됐다.

주민 이용시설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낙동강관리본부는 지난해 6월 부산연구원에 야외수영장 활용 방안 현안 연구를 의뢰했다. 수영장 재개장이 아닌 사시사철 이용 가능한 ‘자연 친화형’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부산연구원은 사계절 접근성을 높이는 쪽으로 공간 밑그림을 그렸다. 야외수영장은 여름 개장 기간이 짧고, 비가 오면 이용할 수 없는 불편이 있었다. 여기에 매해 보수 공사도 필요해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았다.

특히 공원을 활용한 ‘생태형 놀이시설 조성’에 방점이 찍혔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거점 놀이터를 설치하고, 자연 친화적 물놀이장도 함께 만드는 구상이다. 가족이 다 같이 소풍을 즐기도록 캠핑장이나 푸드트럭 설치도 거론된다. 여름에만 이용 가능했던 공간을 일 년 내내 이용하도록 정비하는 것이다. 서울 잠실 자연형 물놀이장, 어린이 친화형 레저시설로 유명한 전남 순천시 ‘기적의 놀이터’를 참고했다.

지역에서 추진하는 문화·관광 사업과 연계해 랜드마크로 거듭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북구가 추진하는 수상 극장과 사상구에서 운영하는 낙동강 수상레포츠 등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사업들 통합 연계를 제시했다.

다만 사업 구상 단계라 계획을 정하고 구체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야외수영장 공간은 다시 오랜 기간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 하루빨리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야외수영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부산연구원에 현안 연구를 의뢰했다”며 “아직 연구 단계라 어떤 방향으로 바꿀지 정해진 바는 없다. 다만 시민들이 편하게 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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