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는 마음의 씨앗 담은 동심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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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동시집 ‘잃어버린 코’
‘…동시를 읽는다’도 출간해

박선미 여섯 번째 동시집 <잃어버린 코>. 청개구리 제공 박선미 여섯 번째 동시집 <잃어버린 코>. 청개구리 제공

200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선미 동시인의 동시는 수식과 군더더기를 절제한다. 그것은 부산말을 쓰는 그의 타고난 굴성 혹은 시적 품성과 관련 지을 수 있을 터이다. 최근 출간된 여섯 번째 동시집 <잃어버린 코>(청개구리)의 50편도 단출한 시행의 동시다.

그의 동시는 보이지 않은 ‘속’을 나중에 싹을 틔울 수 있는 ‘마음의 씨앗’으로 포착하려 한다. ‘축구하고 목마른데’ 친구가 ‘뚜껑에/물을 따라 주었다.’ 그건 ‘시원한/우정 한 컵’이고(‘시원한 우정’), 실수로 교통카드 없이 버스를 탔는데 친구가 대신 요금을 내준다. 그건 ‘마음에 씨앗 한 알’을 심는 일로 이어진다(‘씨앗 한 알’). 돌아가신 아빠가 기억나지 않는데 사람들이 “아이구! 저거 아빠 영판이네.”라고 한다. ‘그 말속에 아빠가 살아 있다.’(‘흔적’)는 것이 그의 동시다.

그는 올해 42년 교직 생활의 마감과 등단 25년(1999년 부산아동문학 신인상)을 기념해 40여 편의 평론과 글을 한데 모은 <박선미 동시를 읽는다>(청동거울)를 냈다. “내 시가 마음의 힘을 기르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는 동시인의 말이 빛나고 있다.

<박선미 동시를 읽는다>. 청동거울 제공 <박선미 동시를 읽는다>. 청동거울 제공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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