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무장 부산 기업 ‘배터리 한류’ 시동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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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4695 배터리 개발 비롯
생산력 확보 업체만 10곳 넘고
르노코리아, 전기차 대거 투자
시는 이차전지 특구 적극 지원

지난 8일 폐막한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에 마련된 금양 부스에 6만 5700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정훈 기자 지난 8일 폐막한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에 마련된 금양 부스에 6만 5700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정훈 기자

경기 불황 여파에도 금양 등의 활약으로 이른바 ‘B 배터리(부산발 배터리)’가 주목을 받으면서 부산이 배터리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부산 공장에 1조 5000억 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어서 부산 배터리 산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 배터리 관련 업체는 생산 라인을 확대하거나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까지 더하면 10곳을 훌쩍 넘긴다. 배터리 대표주자로 꼽히는 금양이 배터리 메카의 포문을 열었다. ‘4695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 금양은 오는 6월 27일부터 열리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4695 배터리 설명 및 시연회를 열기로 했다. 완성차 중심의 모빌리티쇼에 배터리 업체가 부스 50개 규모를 확보해 시연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시도다. 금양은 지난 6~8일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에서 실물을 공개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어모은 바 있다.

금양 이광용 대외협력본부장은 “그동안 개발에만 매진해왔다. 관련 업계는 물론 시민들과 적극 소통하며 금양이 거둔 성과를 적극 알리기로 했다”며 “연말 공장이 완성되고 내년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완성차 업체 수요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는 5월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배터리 주치의’ 에이치이아이(HEI)는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계열사와 전기차 배터리 진단·예측 솔루션 ‘비포(Biifore)’ 도입 및 협업을 의논 중이다. HEI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비포 보급 사업을 앞두고 현지 실무진들과 함께 원활한 사업을 위해 적극 소통하고 있다. HEI 박현민 CSO는 “미국은 물론 한국 전기차 시장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전기차와 관련한 여러 기업들과 적극 협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지역 기업의 약진 덕분에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배터리 관련 기업들도 생겨났다.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등 이차전지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신성에스티는 내년 3월까지 경남 창원 본사와 중국 공장을 부산 강서구 미음외국인투자지역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했다. 배터리 제조·서비스 기업 피엠그로우는 이에 앞서 지난해 1월 연구·개발(R&D) 등 일부 핵심기능을 부산테크노파크 지사단지로 이전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배터리 관련 부품 생산으로 사업을 확대한 사례들도 많다. 부산 대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성우하이텍은 축적된 경량화 특허 기술을 토대로 한 전기차 배터리팩 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연구·개발에만 300억 원을 투입한 성우하이텍은 배터리시스템 생산에도 나서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와 협업해 ‘15kW 차량 보조엔진 대체 친환경 하이브리드시스템 개발과제’를 수행 중인 차량용 부품 및 가전제품 전문 스타리온도 이차전지 활용 분야 기술력 확보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본사와 협의 중인 차세대 전기차 모델 개발·생산이 확정되면 2027년까지 1조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돼 지역 이차전지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부산발 배터리가 각광받고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자 부산시는 상반기 ‘이차전지·모빌리티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위한 연구 용역에 들어가는 등 다각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김광회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특구와 르노코리아 미래차 생산기지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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