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물가’… 한은, 기준금리 당분간 동결할 듯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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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격차 2%P 그대로
미국 인하 뒤 한국도 내릴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며,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 모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에 이르는 마지막 구간 이른바 ‘라스트 마일’에서 예상되는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2.00%포인트(P)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내년 말 전망치의 경우 오히려 3.6%에서 3.9%로 0.3%P 높아졌다. 이는 미 연준이 ‘연내 금리를 낮추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이후 인하 속도도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으로 읽힌다.

연준의 시각은 최근 한은의 인식과도 일치한다. 앞서 지난달 22일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직후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금통위원은 아직 금리 인하 논의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섣부른 긴축 기조 선회가 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 증가 등 위험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불안한 물가 상황과 미 연준의 동결 등으로 미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일러야 오는 6월께, 한국은 그 이후에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기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2분기, 늦으면 3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안 내리는데 한은이 먼저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연준의 결정 영향에 국내 증시 등은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4.72포인트(2.41%) 오른 2754.86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2.84포인트(1.44%) 오른 904.29를 기록했다. 최근 조정을 받던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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