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최적의 물류 흐름 디지털 세계에서 찾는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해수부, 디지털 트윈 사업 추진
실시간 감시·가상 실험에 용이
사전 계획 수립 후 단계적 추진
항만 효율 17% 상승 효과 입증

부산항만공사(BPA)가 2021년 디지털 트윈 시범 사업을 통해 가상으로 구축한 부산항 신항 1부두 그래픽. 가상 설계로 시간당 화물 처리 속도, 선박 대기 시간을 조절해 항만 운영 효율성을 17% 올렸다. BPA 제공 부산항만공사(BPA)가 2021년 디지털 트윈 시범 사업을 통해 가상으로 구축한 부산항 신항 1부두 그래픽. 가상 설계로 시간당 화물 처리 속도, 선박 대기 시간을 조절해 항만 운영 효율성을 17% 올렸다. BPA 제공

첨단 기술로 디지털 세계에 부산항을 똑같이 구현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현실과 가상 세계의 부산항은 쌍둥이처럼 연동되기 때문에 실시간 감시가 가능하다. 또한 가상 실험을 손쉽게 할 수 있어 최적의 물류 흐름을 도출하는 등 항만 운영의 효율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부산항 전체를 디지털 세계에 그대로 본뜨는 ‘항만물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디지털 트윈이란 디지털(Digital)과 쌍둥이(Twin)를 합친 말로, 3D 기술 등을 활용해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에 똑같이 구현하는 ‘가상 모형’ 기술을 뜻한다. 이를 활용해 실제 부산항을 그대로 본뜬 가상 현실을 만들면 선박 입·출항 경로나 시간 등 여러 상황이 실시간 공유돼 터미널 운영사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또한 현실에서 어려움이 따르는 실험을 가상 세계에서 제약 없이 해볼 수 있어 최적의 항만 물류 흐름을 도출할 수 있다.

먼저 해수부는 사전 타당성 조사를 포함한 사전 계획 수립에 나선다. 시스템 개발 등 정보화 사업의 경우 정부 예산을 받으려면 정보화전략계획(ISP)이라 불리는 사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사업 시행자는 부산항만공사(BPA)다. 총비용은 3억 6600만 원으로 국비 50%가 투입되며 사업 기간은 올 12월까지다. 해수부는 사전 계획을 토대로 총 388억 원(국비 50% 지원)을 들여 내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 해운물류국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부산항 디지털 트윈 구축·운영 계획을 세우고 주요 기술의 국산화 방안, 타 항만 확대 적용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가상 모형에서 도출한 최적의 터미널 운영 계획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면 시간당 화물 처리 속도 향상, 선석 대기 시간 감소 등 항만 생산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 시행자로 선정된 BPA는 앞서 2021년 부산항 신항 1부두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BPA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한 공모에 선정됐다. BPA 컨소시엄에는 해운·배후 물류 분야 플랫폼을 담당하는 케이엘넷, 항만 분야 담당인 토탈소프트뱅크, 통합 플랫폼을 담당하는 이즈파크 등 10개 기업이 참여했다.

BPA는 국비 32억 원, 민간 14억 원 등 총 46억 원을 투입해 부산항 신항 1부두를 가상 세계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 트윈을 항만에 최초로 적용해 항만 운영 효율성 향상(17%), 선박 배출 탄소 저감(33%) 등의 성과를 입증했다. 선박 입·출항이나 선석·하역 장비 배치 계획 등에 디지털 트윈이 적극 활용됐다.

BPA 항만연구부 관계자는 “보통 각 항만 터미널은 크기가 25만 평에서 80만 평에 달하는데, 이 넓은 공간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확인하기 위해 사물에 센서를 붙이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했다”면서 “여기에 가상 실험을 통해 물류 흐름이 최적화됐는지 확인했다. 부산항 전체에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되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눈에 띄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