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어떤 책을 버릴까? [궁물받는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제공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제공

어릴 적 도서관에 가면 항상 열람실에 놓인 종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희망도서 신청서'인데요. 시집이나 소설, 전문서적 등 다양한 책들이 신청되고, 새 책이 입고되었다는 알림 종이를 보면서 항상 궁금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새 책을 가져다 둘 공간이 있나?" 한정된 공간에 이미 수많은 책이 비치되어 있는데, 새로운 책을 꽂을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내는걸까요. 책을 창고에 보관하거나 처분한다면 그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부산광역시 시립시민도서관에 문의해봤습니다.


-신청된 희망도서는 모두 비치되는가?

"모든 책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도서, 어린이·청소년 도서, 고문헌, 예술, 비도서 자료 등 각 주제에 따른 선정 기준이 있다.

이미 구입중이거나 정리중인 자료, 문제집·수험서·참고서 등 특정 시험과 관련된 개인 학습을 위한 도서, 작품성이 낮은 판타지·로맨스·선정적인 자료·무협지·만화류 등은 제외된다. 유사 자료가 많이 소장되어 있는 경우, 연속간행물, 특정 분야의 전문자료나 5만 원 이상의 고가 도서, 해외 주문 도서, 신판이 발간되었음에도 구판을 신청하는 경우, 개정이 빈번한 도서, 3권 초과 시리즈 도서 등도 제외된다.

부산지역 출판사의 저작물이나 관련 자료, 부산에서 유통되는 독립출판물 등은 최대한 수집하는 편이다."


-신간은 정해진 날짜에 구매하는가, 상시 구매인가?

"제외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 도서라면 상시로 구매한다. 도서관에 방문하지 않고 지역 서점에서 도서를 대여한 뒤, 읽고 나서 도서관으로 반납하는 '지역서점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도 있다. 회원상태가 대출정지거나 지정 대출 권수(5권)을 초과하지 않은 회원이라면 1인 1회 3권까지, 월 최대 6권 이용할 수 있다.

대상 서점은 다온서점, 동성서점, 새학문서점, 영광도서, 플러스비 가야점 등 5곳이다.

먼저 바로대출 사이트를 통해 도서를 신청하면 회원의 연체 이력과 구입 가능 여부를 검토한다. 바로대출이 승인된 경우 승인 문자가 회원에 전송되는데 문자 수신 7일 이내에 회원증과 승인 문자를 제시하면 서점에서 희망도서를 대출할 수 있다. 서점이나 타 도서관, 무인반납기에서는 반납이 불가능하며 시민도서관 2층 대출실 직원을 통해야 한다."


-신간을 위한 공간 마련은 어떻게 하는가?

"서고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일부 책들은 폐기할 수밖에 없다. 최근 5년간 이용률이 현저히 적거나 전혀 이용되지 않아 더 이상 소장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자료, 잠재적 이용 가치도 없을 것으로 평가되는 자료, 희소성이 없는 자료 등이 대상이다. 낙장 또는 내부 그림·사진 등이 절취·훼손되어 내용 가치를 상실한 자료, 연속적으로 출판된 자료의 누적판이 나오거나 개정판·증보판이 나온 구판 자료, 지정된 보존기간이 지난 잡지·연보·통계자료 중 상당 기간이 지난 자료 등도 해당된다.

다만 연구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향토자료 및 학술자료, 절판서, 한정판, 희귀본, 고서, 귀중본은 폐기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폐기하지 않을 수 있다."


-실수로 책을 훼손했다면?

"책을 잃어버리거나 독서·수선 등이 어려울 정도로 훼손했다면 동일한 자료로 현물 변상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품으로 변상이 불가능하다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화폐가치계산을 기준으로 현금 변상한다. 비매품 등 시가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시민도서관 자료선정협의회가 정한 금액으로 한다."


희망도서 신청 기준과 지역서점 바로대출 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부산광역시 시립시민도서관 온라인 서비스(https://home.pen.go.kr/siminlib/cm/cntnts/cntntsView.do?mi=14412&cntntsId=2131)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궁물('궁금한 것은 물어본다'는 뜻) 받는다'는 독자들의 사소한 질문을 받아 전문가들에게 대신 질문해 주는 코너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게시판에서 봤던 재미있는 가설들이나 믿기 어려운 루머들을 댓글이나 메일(zoohihi@busan.com)로 알려주세요.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