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전환기, 위기 파악하고 생존 기회 탐색해야"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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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콤비마케팅연구원장
부산일보CEO아카데미 특강
'언더독의 역습' 사례·전략 소개

콤비마케팅연구원 김광호 원장이 지난 2일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에서 열린 부산일보CEO아카데미에서 ‘골프와 경영-언더독의 역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콤비마케팅연구원 김광호 원장이 지난 2일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에서 열린 부산일보CEO아카데미에서 ‘골프와 경영-언더독의 역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미국 칼럼니스트 콜린 칼렌더는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확률이 4만 2952분의 1이라고 했습니다. 이 확률에 따르면 홀인원을 위해 1만 738번의 라운딩을 해야 하고, 주 2회 라운딩을 한다고 가정하면 103년이 걸립니다.”


지난 2일 제17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1학기 제4강이 열린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 이날 ‘골프와 경영-언더독의 역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콤비마케팅연구원 김광호 원장은 이 말이 끝나자 인공지능(AI) 로봇이 필드에서 홀인원을 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거리, 방향, 바람 세기 등 데이터를 입력했더니 AI는 5개의 샷 중 1개를 정확하게 홀인원했습니다.”

김 원장은 이어 스페인 프로골퍼 욘 람이 지난 2020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연습라운드에서 물수제비 샷으로 홀인원을 잡아내는 영상을 보여줬다. 람이 5번 아이언으로 시도한 물수제비 샷은 연못 위를 세 번 튕기고 그린에 올라갔다. 공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참을 굴러가더니 마지막에 왼쪽으로 90도 커브를 그리며 홀로 빨려 들어갔다. 욘 람의 진기명기 샷은 AI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모험처럼 보였다.

“중세 시대 흑사병이 끝난 뒤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고,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니 AI 시대가 왔습니다. 문명사적 AI 대전환기, 변화와 격동의 시대를 맞아 기업인들은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생존의 기회를 탐색해야 합니다.”

김 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골프는 물론 인문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언더독의 역습’ 사례와 전략을 소개했다. ‘언더독’은 원래 ‘바닥에 깔린 개’ ‘궁지에 몰린 개’ 등 약자를 의미하는데 기업으로 치면 마이너 기업, 후발주자, 신생기업 등이다. 첫 번째 역습의 전략은 ‘다르게 싸워라’였다. 자신의 한계와 가용자원을 인식해 틈새·특화·차별화·우회전략을 쓰라는 얘기다. 약소국 베트남은 최강국이었던 미국과의 베트남 전쟁(1960~1975)에서 3불(不) 전략을 써서 승리를 거뒀다. 미국이 낮에 싸우기를 원하면 밤에 공격했고, 평지에서 싸우려고 하면 정글로 유인했고, 우월한 화력을 앞세워 전면전을 꾀하면 게릴라전으로 기습했다.

두 번째 전략은 ‘뒤집어라, 새로운 길이 보인다’였다. 정주영 회장은 날씨가 덥고, 물이 부족하고, 건축 자재가 없어 많은 건설사가 기피했던 중동에서 건설 특수를 누렸다. 정 회장은 중동이 세상에서 가장 건설 공사를 하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비가 오지 않으니 1년 내내 공사할 수 있고, 자갈 모래가 있어 골재 조달이 쉽고, 물은 현장에 실어 나르면 되고, 더운 낮에 자고 밤에 일하면 된다’며 고정관념을 전복시키며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김 원장은 “전략이 없어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며 ‘고난의 미학’을 강조했다. 탁월한 신체 조건, 파워를 지니고 천문학적인 스폰서 후원 계약을 했던 프로 골퍼 미셸 위가 통산 5승에 그친 반면, 온갖 고난을 딛고 일어서며 프로 데뷔 후 64승을 기록한 신지애의 사례를 대비해서 보여줬다.

김 원장은 “성공한 기업인들이 창업 당시의 절박함을 잊은 채 시대의 흐름을 놓치고 정체하거나 뒷걸음질 치는 것을 ‘성공의 복수’로 부른다”며 “원우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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