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 카라비츠, 부산·서울에서 부산시향 지휘봉 잡는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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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부산 관객 먼저 만난 후
21일 서울 ‘교향악축제’ 참가
18일엔 영어로 ‘오픈 리허설’
첼리스트 문태국 협연도 기대

제610회 정기 연주회와 ‘2024 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부산시향을 이끌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 부산시향 제공 제610회 정기 연주회와 ‘2024 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부산시향을 이끌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 부산시향 제공

우크라이나 출신 음악가로 영국 남서부의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15년간 상임 지휘자로 활약 중인 키릴 카라비츠(47)가 부산시립교향악단 지휘봉을 잡는다.

오는 19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제610회 정기 연주회에서 부산시향과 카라비츠는 스트라빈스키의 걸작 ‘페트르슈카(페트루시카)’ 1947년 버전과 리스트의 교향시 제6번 ‘마제파’, 그리고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제2번을 선보인다. 이 중 ‘페트르슈카’는 부산시향이 지난 2001년 3월 23일 제369회 정기 연주회 때 곽승 지휘로 선보인 적이 있으니 무려 23년 만의 연주이다. ‘마제파’는 부산시향 초연이다. 첼로 협연은 줄리아드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학 중인 문태국이 맡는다. 해당 레퍼토리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2024 교향악축제’에서 한 번 더 연주된다.

첼리스트 문태국. 부산시향 제공 첼리스트 문태국. 부산시향 제공

카라비츠는 지난 주말 부산에 도착에 15일부터 부산시향과 리허설 연주를 시작했다. 부산시향 백승현 부지휘자는 “한국에 있는 유럽계가 아닌, 유럽 본 무대에서 활동하는 지휘자인 만큼 부산시향으로선 자주 갖기 힘든 기회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부산시향의 외국인 지휘는 지난해 11월 대만 지휘자 샤오치아 뤼 이후 5개월여 만”이라고 설명했다.

연주곡 역시 러시아와 동유럽 음악이다. 백 부지휘자는 “첼로 협연곡은 교향악축제를 주관하는 예술의전당 측에서 제시한 여러 곡 중 하나였고, ‘페트르슈카’와 ‘마제파’는 부산시향이 제안한 여러 곡 중에 카라비츠가 선택한 곡인데, 우크라이나 출신 지휘자가 그 인근 지역 작곡가 작품을 연주하게 돼 더욱 심도 있는 무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도 카라비츠는 지난 2009년부터 15년간 본머스 심포니에서 재임하면서 유럽의 주요 오케스트라가 이전에 연주하지 않았던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음악을 연주하는 ‘동쪽의 목소리(Voices from the East)’ 프로그램을 통해 호평받았다. 카라비츠는 본머스 심포니에선 두 번째 오래 재임한 수석 지휘자로, 올 연말로 사임을 발표한 상태이다. 그동안 카라비츠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프랑스 내셔널 오케스트라, 빈 심포니, 로테르담 필하모닉, BBC 심포니 등 세계적 명성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바 있다.

정기 연주회 전날인 18일 밤엔 오픈 리허설 형식으로 부산시향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미완성 음악회Ⅰ’을 진행한다. 이번 미완성 음악회에서는 정기 연주회 프로그램인 ‘마제파’와 ‘페트르슈카’ 연습 과정이 공개된다. 통역 없이 진행되는 이번 미완성 음악회는 외국인 지휘자와 연주 단원들이 영어로 소통하면서 음악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부산시립교향악단.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부산시립교향악단.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부산시향은 또 ‘2024 교향악축제’(4월 3~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초청돼 이번 정기 연주회와 동일한 프로그램을 오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인다. 올해로 36회를 맞는 교향악축제는 전국 23개 단체(국공립 교향악단 20개·민간 교향악단 3개)가 참가하고 있으며, 올해의 주제는 ‘The Wave’이다. 부산시립예술단 관계자는 “부산시향은 예술감독이 부재한 가운데도 다시 한번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결의에 찬 강인한 모습을 전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18일 오후 7시 30분 미완성 음악회Ⅰ(부산문화회관 대극장, 균일 5000원), 19일 오후 7시 30분 부산시립교향악단 제610회 정기 연주회(부산문화회관 대극장, R석 2만 원, S석 1만 5000원, A석 1만 원, B석 5000원), 21일 오후 5시 2024 교향악축제(예술의전당 콘서트홀, R석 5만 원, S석 4만 원, A석 3만 원, B석 1만 원).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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