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대교에 여객선 충돌한다면… 부산 첫 합동 훈련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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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해경 등 12개 기관 참여
교량과 선박 충돌 상황 등 가정
인명 구조·화재 진압 역량 키워

'국민 안전의 날'을 맞아 교량 충돌에 따른 선박사고와 화재 등 복합적인 재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이 16일 오후 부산항대교 앞 해상에서 실시됐다. 이번 훈련에는 남해해양경찰청, 부산해양경찰서, 부산항만공사 등 12개 기관이 참가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 안전의 날'을 맞아 교량 충돌에 따른 선박사고와 화재 등 복합적인 재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이 16일 오후 부산항대교 앞 해상에서 실시됐다. 이번 훈련에는 남해해양경찰청, 부산해양경찰서, 부산항만공사 등 12개 기관이 참가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와 부산 해경 주관으로 대형 여객선이 부산항대교에 충돌하는 해양 사고를 가정한 대규모 합동 훈련이 부산 앞바다에서 실시됐다.

부산시는 16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10분까지 약 40분 동안 부산항대교 앞 해상 일원에서 교량 충돌에 따른 선박 사고와 화재 등 복합적인 재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남해해양경찰청, 부산해양경찰서, 부산항만공사 등 12개 기관이 참가하면서 보기 드문 대규모 합동 훈련이었다.

이날 훈련은 세월호 참사로 제정된 ‘국민 안전의 날’을 맞아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맞춰 해상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였다.

훈련은 대형 여객선이 부산항대교 교각에 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여객선이 동력을 잃은 채 표류하여 부산항대교 교각과 충돌한다는 설정이다. 해당 사고로 여객선 승객 5명이 해상으로 추락하고 선박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위기 상황을 연출했다. 부산시 측은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서 발생한 선박과 교량 충돌 사고를 기반으로 이번 훈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새벽 볼티모어에서 동력을 상실한 채 표류하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달리’ 호가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길이 2.6km의 대형 교량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붕괴했다. 보수 작업 중이던 노동자 2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6명은 시신으로 발견되거나 실종됐다.

각 기관이 참여한 이번 훈련은 4단계로 나뉘어 이뤄졌다.

우선 해경이 여객선 비상 상황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이에 대한 상황 전파를 실시했고 경찰은 부산항대교 차량을 전면 통제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해경은 구조정과 헬기 등을 이용해 바다로 떨어진 여객선 승객을 구출했다.

선박 내 남아 있는 승객들에 대한 구조도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인명 구조가 마무리되는 대로 충돌 여파로 발생한 화재 진압이 시작됐다. 모든 조처가 끝나자, 최종적으로 여객선을 인근 항구로 예인하는 것으로 훈련이 종료됐다.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채광철 남해해양경찰청장, 김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 등 지역 내 해양 안전과 관련한 주요 관계 기관장들이 해경 함정을 타고 훈련을 참관했다. 훈련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해양 사고를 대비한 협력 체계를 점검하기도 했다.

대규모 합동 훈련 직후 박 시장은 영도대교 시설물 안전 상태를 직접 점검하는 등 주요 교량 시설 안전 관리 실태도 확인했다. 영도대교는 부산 최초의 연륙교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도개식 가동교로 상징성이 큰 만큼 박 시장이 직접 나서서 안전 관리에 신경 쓰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재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사회 재난에 대한 공공의 역할에 한층 무거운 책임을 묻고 있다”며 “부산시 역사상 최초로 실전과 같이 기획된 이번 합동 훈련을 통해 다양한 해상 안전사고에 관계기관의 종합적이고 긴밀한 합동 대응 역량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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