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대마도 지진?

김건수 논설위원 kswoo33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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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15일 아침, 동해를 뒤흔드는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지는 동해 북동쪽 52km 해역. 동해에서 일어난 지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 지난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통틀어도 가장 강력한 수준의 지진이었다. 또 저 무렵 한반도 인근에서 발생한 44회의 지진 중 3분의 1이 이곳에서 발생했다. 근년 들어 동해 지진이 부쩍 많아진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동해안 지진해일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 1월 2일 일본 서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인근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해 우리 해안으로 쓰나미가 밀려들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쓰나미의 위협이 처음은 아니다. 1993년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북서쪽 해역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해 동해안으로 최고 2.47m의 해일이 덮쳤다. 1983년엔 혼슈 서쪽 해역의 7.7 지진으로 쓰나미가 일었다. 각각 4억 원의 재산 피해와 3명의 사망·실종자를 냈다.

동해 지진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건 이곳에 밀집된 원전 때문이다. 원전이 있는 부산 기장, 울진, 영덕 등은 죄다 동해안에 위치한다. 국내 원전은 규모 6.5 기준의 2~3배 강도를 견디게 설계돼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큰 지진의 경험이 없다 보니 외국 자료를 토대로 내진설계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게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우리 환경에 잘 맞는지 아닌지 아직 잘 모른다는 얘기다.

지난 주말인 19일 밤 11시 28분, 긴급재난문자의 다급한 경고음에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일본 대마도 북동쪽 해역에서 발생한 3.9 규모의 지진을 알리는 정보였다. 동해와 남해를 잇는 이 일대는 과거에도 규모 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곳이다. 부울경 지역에서 80여 건의 흔들림 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대만 강진 소식이 불과 3주 전의 일이라 국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진앙지인 대마도 북동쪽 95km 해역이라면 부산 남동쪽 대한해협이다. 부산에서 54km 거리라서 우리가 더 가깝다. 그런데도 ‘대마도 지진’으로 발표된 것은 발생 해역이 일본 영해라서다. ‘국외 지진’으로 분류되니 어쩐지 안심은 되겠으나 이는 착시일 수 있다. 재난 정보의 신속함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추가 전송을 통해서라도 우리나라 어느 지역과 얼마만큼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 세부 내용을 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국내든 국외든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지진이라면 빈틈없는 경각심의 대상이 돼야 한다.

김건수 논설위원 kswoo333@


김건수 논설위원 kswoo33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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