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프로듀싱 1호' 4인조 록 밴드'넬'을 주목한다
앨범 발매 한달 첫 단독 공연 하루만에 전석 매진

마이클 잭슨의 오늘을 있게 한 데는 퀸시 존스라는 명 프로듀서가 있었다. 마이클을 솔로로 데뷔시켰고 일약 세계적 스타로 키워낸 것. 이는 수많은 나무들 가운데 땔감인지 재목인지를 알아보는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한 좋은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서태지가 직접 프로듀싱에 나선 남성 4인조 록밴드 '넬'. '서태지 프로듀싱 1호'라는 타이틀을 단 이 밴드가 과연 마이클-퀸시의 환상적인 조합처럼 될까가 요즘 가요계의 관심이다.
앨범을 낸지 한달여. 지난달 중순 서울 남대문 메사팝콘홀에서 열린 단독 공연은 하루만에 전석이 매진됐고 앨범도 록밴드로선 비교적 많은 3만장 이상이 팔렸다.
서울 강남에 있는 음악채널 KMTV의 공연장에서 이들을 만났다. 멤버 김종완(보컬,기타) 이정훈(베이스) 이재경(기타) 정재원(드럼)으로 이뤄진 멤버들은 하나같이 70년대 흑인밴드를 연상케하는 파마머리다.
맨 먼저 궁금한 건 서태지를 만난 전후의 변화. '이미 저희들의 음악을 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음악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죠. 하지만 녹음이나 장비에 대한 노하우,그리고 음악 전체를 보는 눈에선 많이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음악을 표현하는 능력이 향상됐어요.' 리더 김종완의 말이다.
일본에서 3집 작업 중인 서태지와는 e-메일을 주고받거나 전용 서버를 통해 녹음작업한 것을 올리면 서태지가 그걸 듣고 모니터링해주며 교감을 나눴다.
사실 넬은 80년생 동갑내기 친구들끼리 모여 99년 만든 '동네 밴드'였다. 이후 서울 신촌의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해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 서태지가 서울에서 연 'ETP페스티벌'에서 그를 만난 후 11월에 계약을 맺었다. 서태지가 2∼3년간 300여 밴드를 오디션한 끝에 발탁한 것. 초등학교 시절 그를 우상처럼 여기던 멤버들에게 하나의 사건이자 영광이기에 충분했다. '제가 초등학교 6년 때 '난 알아요'를 듣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는데 우리의 직계 스승이 됐다는 사실에 너무 좋았지요. 하지만 나중에는 덤덤해지더라고요.' 이재경은 당시를 이렇게 돌이킨다.
지난해까지 거의 매년 부산을 찾았다는 이들은 '올해 다른 공연일정이 겹쳐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 참가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내년에는 꼭 찾겠다'고 약속한다.
이른바 '서태지 정기(精氣)'를 이어받은 넬의 앞으로의 꿈은 국내서 인정받는 밴드가 된 다음 해외로 진출하는 것. '서태지가 키우는'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은 넬만으로도 알아주는 그룹이 되는 게 그들의 소망이다.
배동진기자·사진=박희만기자 ph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