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정국에 지방선거 후보들 '울상'
6·2 지방선거가 불과 2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서해상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선거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아 일부 예비후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정치신인들이나 현역 자치단체장에게 도전하는 입장에 있는 예비후보들은 '천안암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부산시장 후보에 도전하고 있는 김칠두 전 산업자원부 차관은 현역인 허남식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그동안 단월드 연루의혹이나 해외출장관련 정보공개 촉구 등의 이슈를 제기했으나 번번이 천안함 사건이라는 대형이슈에 묻혀 빛이 바래고 말았다. 그는 2일에는 제4이동통신 사업자 본사 부산유치라는 공약성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역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 했다.
김 전 차관은 "정치를 시작하는 예비후보들은 일정정도 현역 단체장에 대해 공세를 취해야 나름대로 경쟁이 이뤄질 수 있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인한 사회의 전반적인 자숙 분위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조용히 치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슈 주목 못 받아…후보들 "조용히 준비할 것"
정치권 불필요한 일정 중단… 경선 연기 주장도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최근 출마결심을 하면서 대대적인 바람몰이를 계획했으나 일단 천안함 침몰사건 추이를 지켜본 뒤 선거운동 방향을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치권이 불요불급한 정치 일정을 중단하면서 예비후보자들은 자신들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없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이 정책공약 발표나 정치행사를 중단하면서 현역 단체장에게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 신문·방송들이 천안함 관련 보도에 지면과 시간을 대부분 할애하면서 정치신인들은 언론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부각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고 있다.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서기 위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한 인사는 "선거를 두 달 가량 남겨둔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유권자들을 만나고 정책공약도 내놓으려 했지만 지금 누가 주목하겠는가"라며 답답해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에서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노리는 나경원 원희룡 김충환 의원 등은 일제히 천안함 사건이 완전히 수습되는 시점까지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으로선 정부와 당이 사고수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추후 유권자들에게 후보들의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고 시민 중심의 정책경선을 치르기 위해선 경선 연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