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급공사 전방위 금품로비 포착
검찰이 부산지역 한 건설업체가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가 발주한 교량과 도로 건설사업 원청업체 등에 전방위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하고 원청업체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데 이어 원청업체 관계자 소환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돼 부산지역 관가와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이 같은 행보는 부산시, 부산교통공사와 건설업체간의 '검은 커넥션'을 캐내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 향후 검찰의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도급 업체 비자금 조성·억대 로비 정황"
동부지청, 대형 원청업체 상대 압수 수색
현장소장 소환·영장 신청 등 수사 박차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18일과 19일 이틀동안 부산교통공사로부터 도로확장공사 등을 발주받은 대형건설업체인 L 건설과 H 업체의 현장사무실 등에 대해 수사진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어 20일에는 부산시로부터 교량건설사업을 발주받은 대형 건설사인 H 개발과 S 업체의 현장소장들도 잇따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에 앞서 L 건설과 H 개발의 당시 현장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들에 대해 최근 부도난 부산지역의 건설업체인 K 건설이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을 통해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K 건설 대표 박 모(52) 씨가 이들 원청업체 중 한 업체의 전직 현장소장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정황을 확보했으며, 박 씨가 회사 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전방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씨는 최근 회삿돈 1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미 검찰에 의해 구속된 상태다.
K 건설의 2007년 연간 매출액은 약 190억 원이고, 1천500개 부산지역 전문건설업체 가운데 매출 200위 정도다. 15억 원의 자본금에 7개의 전문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대형종합건설업체인 L 건설과 H 업체는 부산교통공사로부터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반송로확장공사와 북구의 도로확장공사 등을 수주받았으며, H 개발과 S 업체는 부산지역의 대형 교량건설사업을 부산시로부터 수주받아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 업체 부도 전까지 이들업체의 하청업체로 공사를 맡아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3, 4년 전부터 전자입찰이 발주처과 하도급업체, 하도급업체와 재하도급업체 사이에 공식화되면서 하청을 받는 과정에서 돈이 오간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현장에서 어떠한 이유로 금품이 오갔을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검찰이 건설업체의 검은 돈이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동부지청 관계자는 "금품 수수 의혹이 있어 몇 개 건설업체의 현장사무실과 현장 관계자를 중심으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벌인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의 방향은 어디로 나아갈지는 수사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성·김수진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