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영화상] 남자연기상 휩쓴 '범죄와의 전쟁' 3인방
비겁하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나쁜 놈들'이 싹쓸다
'범죄와의 전쟁'으로 부일영화상 남자연기상을 휩쓴 최민식, 조진웅, 김성균(왼쪽부터). 김병집 기자 bjk@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부일영화상 부활 이후 남자 부문을 모두 휩쓴, 첫 작품에 올랐다. 최민식이 제21회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조진웅이 남우조연상을 가져갔으며, 김성균은 남자신인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이날 시상식장에서 '나쁜 놈들'은 여전히 전성시대였다.
"이 작품이 흔히 건달이나 마초를 미화하는 영화였다면 출연 안 했을 겁니다. 한 남자의 애환과 처절함이 절 설득시켰어요. 어쩌면 우리 아버지나 형, 동생, 아니면 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어요." 시상식을 앞두고 만난 최민식은 개봉 8개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배역 '최익현'에 젖어 있었다.
그동안의 영화에서 진정성을 향해 왔듯이, '최민식 스타일'은 이번에도 통했다. 숱한 작품에서 그는 늘 약자였고 조금은 나쁜 놈이지만 연민이 가는 배역을 소화해왔다. '파이란'의 '강재'나 '주먹이 운다'의 '태식', '올드보이'의 '대수'가 그랬다. 최민식은 "굳이 편견을 두지 않지만 배부른 사람보다 굶주린 사람에 매료되는 게 사실"이라며 "'익현'도 원래 순수했고 청운의 꿈이 있었지만 세월에 휩싸여 저도 모르게 변했을 뿐. 강한 연민이 일었다"고 했다.
남우주연상 최민식 "세월에 휩싸여 변한 익현에 연민"
남우조연상 조진웅 "부산사나이라 연기하기 너무 편해"
신인연기상 김성균 "최민식 선배를 때릴 땐 엄청 떨려"
50대가 된 요즘, 그런 성향은 더욱 두드러진다고 했다. "친구들의 사업 얘기, 가족 얘기에 짠해져요. 영화에서 옳다 그르다 할 수 있지만 고통과 아픔을 끌어안는 것도 영화의 기능이에요. 앞으로 진짜 우리들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김판호' 역으로 일약 '충무로 대세'로 발돋움한 조진웅도 '부산 사나이'답게 시원시원했다.
"(제가) 부산 놈이고 집안 어른들이나 친구들에게서 늘 보던 모습이잖아요. 감정이 좋았고 그대로 간 것이 현명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촬영 내내 너무 편하게 연기했습니다."
그는 연극, 영화, 드라마로 잔뼈가 굵은 배우다. 부산 연극판에서 7년 활동한 뒤 영화 드라마로 영역을 넓힌 것. 캐릭터를 잘 해석한다는 평도 이런 경험에서 비롯됐다. 조진웅은 "늘 이인자인 '판호'를 연기하면서 '내가 일인자고, 건달 일도 제일 잘한다'는 느낌으로 임했다.
그는 단골 조연이었다. '주연 할 때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조진웅은 "무슨 역이든 필름 돌면 제가 주인공이지만, 주연은 부담이 너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서른세 살의 늦깎이 신인 김성균은 영화 데뷔작에서 곧바로 부일영화상 신인상을 따냈다. 그도 연극판 경력 10년의 베테랑 배우다. 말 한마디 없이 폭력으로 일을 해결하는 조폭 연기가 자연스러웠던 것도 연극판에서 다진 실력 덕분. 김성균은 "대선배인 최민식 선배를 때리는 장면 같은 데서는 엄청나게 떨려 안 들키려고 애썼다. 선배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겸손해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