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기고3] 신뢰 회복 지름길은 원전 폐로
/조창국 ㈔장안읍발전위원회 위원장

원자력 발전과 방사성폐기물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용할 만한 중간 정도의 위험으로 분류하고 있는 반면, 지역주민들은 극도의 위험으로 인식한다.
또한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은 원전시설을 위험시설로 인식하기 때문에 정부와의 갈등은 항상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고리1호기 수명 재연장 여부를 둘러싸고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해 지역 주민이 갖고 있는 불신과 불안의 골은 깊다.
노후 원전의 위험 정도에 대한 인식차가 이렇게 큰데도 만일 한수원이 고리1호기 수명 재연장 신청을 한다면 안면도, 굴업도, 부안 등 방사성 폐기물 입지선정때 극한 충돌을 빚었던 사례가 재연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필자는 '원전정책의 집행과정에 나타난 갈등에 관한 연구'(2012)라는 논문을 쓰면서 원전정책 갈등이 단순히 보상갈등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
사고 은폐, 도덕적 해이, 위조부품 공급 등 정부와 한수원에 대한 불신, 즉 신뢰갈등도 있었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원전의 위험성을 재차 인식하게 된 가치갈등도 병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정부나 한수원이 단순히 보상과 지원이라는 수단 만으로 갈등을 해소하려 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난달 28일 밤 소방차 20여대가 고리원전으로 사이렌을 울리며 화재진압을 하러 달려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원전 바로 옆 주민들의 심경을 상상해 보라.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은 원전사고·사건을 수없이 지켜보며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리1호기 수명 재연장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여당이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은 그래서 반갑다. 정부는 국민의 안위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원전정책 결정이 가장 중요하고, 고리1호기 폐로만이 원전정책 수용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