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론리 플래닛, 부산편을 만들자
/조효단 파리 1대학 팡데옹 소르본 대학교 관광학 박사

약 1억 4000만 부의 누적 판매 수와 연간 100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세계 여행안내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배낭여행객의 바이블(성경)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이 2018년 아시아 최고 여행지 1위를 '부산'으로 선정하였다. 그동안 부산을 글로벌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해 힘쓴 분들이 이루어낸 놀라운 성과이며, 쾌거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치고 프랑스로 유학 와서 관광분야 석·박사를 마친 30대의 토종 한국인으로서 파리에서 접한, 내 고향 부산이 아시아 최고여행지 1위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론리 플래닛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여행안내서가 아니던가….
한국인들은 인터넷이나 블로그 자료를 보지만, 유럽인들에 필수적인 여행 준비물은 아직도 여행안내서이다. 특히, 프랑스 사람들은 여행안내서를 보면서 약 4주 동안의 여름 바캉스를 준비하는 행위 자체를 '삶의 예술(Art de vivre)'이라고 여긴다. 올해 3월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 관광 살롱의 발표에 의하면, 2017년 프랑스에서 판매된 여행안내서는 약 770만 부이며, 이 중 론리 플래닛이 판매 순위 1~2위를 다툰다고 한다. 프랑스인뿐만 아니라 많은 유럽 여행객의 손에 '파란색 책자'가 들려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론니 플래닛이 유럽인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인기는 대단하다.
론니 플래닛의 전문가들이 수천 개에 달하는 추천 내용을 샅샅이 뒤지고 분석하여 2018년 아시아 최고의 여행지를 '부산'으로 결론지었다. 론니 플래닛은 "부산이 경관, 문화, 음식이 놀라울 정도로 잘 합쳐져 모든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인 액티비티(Activity)를 선사할 수 있는 도시"이며, "2018년 동아시아의 문화도시로 선정되어 거리 예술 축제부터 전통 무용 공연까지 다채로운 행사로 가장 활기가 넘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세계 어디를 가든 같은 곳은 없다. 각 도시는 그 도시만의 역사, 지리, 문화만으로도 진정성이 있는 관광 콘텐츠를 가진다. 모든 도시가 매력적일 수 있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혹은 선택된) 콘텐츠의 가치를 증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부산은 부산다움을 말하는 부산바다축제, 부산항축제, 부산원도심골목길축제 등과 같은 무형적 문화유산을 통해 지역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과 함께 부산의 매력을 증진시키고 있다.
특히,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고 시드니와 두바이에 이어 아시아 3대 불꽃축제로 성장한 부산불꽃축제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적인 수준의 영화제로 위상을 굳히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격상시키며, 아시아 최고 여행지라는 평가를 받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했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2018년 아시아 최고 여행지 1위로 부산이 선정되었으니, 이제 론리 플래닛 부산편을 기대할 수 있을까? 론리 플래닛은 광고와 협찬을 받지 않고 여행 전문가들이 직접 현지를 취재하여 안내서를 제작한다. 이미 '한국편'을 통해 부산의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가 소개된 바 있지만, 부산의 다양한 콘텐츠를 망라하기엔 부족하였다.
론리 플래닛 '부산편' 출판을 위해 관계자 모두 노력해야 한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만을 소개하는 여행안내서가 8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전역에서 판매되고 세계인들이 부산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부산을 찾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