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30년' 최태원·노소영 33% 재산분할, 어떻게 계산했나
24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천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연합뉴스
최태원(65) SK그룹 회장이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파기환송심 법원이 판단한 가운데 재산분할 계산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열린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기일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지급하고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지급을 완료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도 내라고 명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 것에 대해 "혼인기간 중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주식의 가치가 크게 증대되었고, 이에는 노 관장의 가사 및 양육, SK그룹에 관한 대외적 활동이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두 사람이 결혼한 1988년부터 최 회장이 이혼조정 신청을 내며 공식적으로 파경을 맞은 2017년까지 30년간 노 관장이 최 회장의 아내로서 가사와 세 자녀 양육, SK그룹 경영과 관련한 대외적 활동 등으로 재산 증가에 기여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는 배우자가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장기간의 가사와 자녀 양육, 기업의 대외활동 지원이 주식 가치의 형성과 유지·증가에 기여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태우 비자금'이나 '대통령의 딸'이라는 배경을 배제하더라도 노 관장이 재산 중 3분의 1은 받아야 한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 판결에서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은 기여도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제외했다. 대법원이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 측 기여로 봐선 안 된다는 이유로 파기했기 때문이다. 또 혼인관계 파탄일 이전 최 회장이 경영권 유지나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증여한 주식 등도 분할대상 재산에서 뺐다.
이런 이유로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은 환송 전 항소심의 35%보다 소폭 낮은 3분의1로 정해졌다.
최근 20~3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한 부부 이혼 사건에서 재산 분할금을 정할 때 전업주부에게도 50% 안팎의 기여를 인정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재벌가 이혼에서 여성 배우자 몫을 제한적으로 인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판결은 가정 내 여성의 역할을 중시하는 법원의 판례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판부가 현금 방식의 재산분할을 결정한 만큼 최 회장 측의 재상고 없이 이대로 재산을 나누게 되면 노 관장은 국내에서 손에 꼽는 여성 부호 반열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