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로 위장한 마약… 베트남계 유흥업소 타고 전국 유통
부산경찰청, 외국서 마약 들여온 베트남인 등 35명 검거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해 베트남계 유흥업소서 판매·투약
총책은 휴대전화 주문받고 특정 장소 ‘던지기’ 수법 사용
마약 밀반입 혐의 베트남인 검거 현장 및 압수 마약류. 부산경찰청 제공
폴란드 등 해외에서 국제우편으로 마약을 들여와 부산·울산·창원·천안 등지의 베트남계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유통·투약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은 비타민C로 위장한 마약을 밀반입하고, 휴대전화 메신저와 이른바 ‘던지기’ 수법까지 활용해 유통망을 넓혀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는 국제우편을 통해 케타민·엑스터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밀반입한 뒤 국내에 불법 체류 중인 베트남인들에게 판매·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35명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에는 마약 투약 장소와 도구를 제공한 노래방 업주를 비롯해 손님과 유흥접객원 등이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베트남인 14명과 한국인 1명 등 모두 15명이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올해 8월 19일까지 폴란드 등 해외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비타민C로 둔갑시킨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밀반입한 뒤 부산·울산·창원·천안 등지의 베트남인들을 상대로 판매·유통하거나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국내 유통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은 20대 베트남계 여성 A 씨로 조사됐다. A 씨는 천안 일대에서 휴대전화로 주문받은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낮에는 주로 자택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당구장에서 주문받고 직접 마약을 전달하거나 약속된 장소에 두고 가는 방식으로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약 일주일간 동선을 추적한 끝에 A 씨를 당구장에서 검거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주거지에서는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 마약류와 투약 도구가 발견됐다.
수사는 지난해 10월 국내 불법체류 베트남인들이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유통한다는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관계 기관과 공조해 부산 사상구 일대 판매책을 상대로 위장 거래를 진행한 뒤 20대 베트남인 판매책을 검거하고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압수했다.
마약류로 의심되는 국제우편 송장 내역. 부산경찰청 제공
이후 판매책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폴란드에서 발송된 국제우편 송장이 발견돼 수사는 해외 밀반입 경로로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송장과 계좌 거래 내역 등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세관이 2024년 케타민 199.55g을 이미 압수했던 사실도 확인했다. 이들은 주로 베트남에서 사용하는 메신저 ‘잘로(Zalo)’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뒤 부산·울산·창원·천안 등지의 베트남 노래방에서 마약을 거래하거나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업주는 직접 마약을 투약하면서 장소와 도구까지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경찰청 정원대 마약범죄수사계장은 “세관과 출입국·외국인청 등 관계 기관과 공조·협력체계를 유지하고 관련 첩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해 마약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며 “마약 범죄에서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에 적극적인 신고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