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라톤서도 결승선 앞 20대 여성 사망…사인 횡문근융해증 뭐기에

  • 가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일(현지시간) 브루클린을 지나는 뉴욕시마라톤 참가 선수들.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브루클린을 지나는 뉴욕시마라톤 참가 선수들. AP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러닝 크루' 열풍과 마라톤 붐 속에서 20대 청년 마라토너들이 완주를 눈앞에 두고 잇따라 목숨을 잃는 참변이 발생해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도심 마라톤 대회에서 20대 참가자가 쓰러져 숨진 데 이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뉴욕시 마라톤에서도 건강한 체력을 자랑하던 20대 여성 선수가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쓰러져 사망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일 6만여 명이 참가한 제55회 뉴욕시 마라톤에 출전했던 레이첼 아파(24) 씨가 대회 도중 완주를 불과 3.6㎞(약 2마일) 남겨둔 센트럴파크 인근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현장 응급처치를 거쳐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당일 밤 숨을 거뒀다.

고인은 대학 시절 필드하키 선수로 활약했던 체육 특기자로, 평소 기초 체력과 심폐 능력이 남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파킨슨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조부를 기리며 연구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출전한 생애 첫 마라톤 완주 도전이었다.

아버지 스티브 아파 씨가 뉴욕타임스에 전한 사연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14마일 지점까지만 해도 밝게 웃으며 뛰던 딸은 18마일(약 29㎞)을 지나며 아버지에게 '아파(Ow)'라는 짧은 문자를 보냈고, 19마일 지점에서는 '너무 아파(Ow ow)'라며 신체 이상을 호소했다. 아버지는 23마일 통과 시점에 맞춰 "마지막 코스다, 힘내라"고 격려 문자를 보냈으나 딸의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완벽한 건강 상태의 24살 딸이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유족이 밝힌 직접적 사인은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이다. 횡문근융해증은 단시간에 과도하고 격렬한 운동을 지속할 때 근육 세포막이 손상되면서 근육 속 미오글로빈, 칼륨, 칼슘 등 전해질과 독성 물질이 혈액 내로 쏟아져 나오는 질환이다. 혈관을 타고 흐른 단백질 찌꺼기들이 신장의 미세한 거름망(요세관)을 막아 급성 신부전을 일으키고, 고칼륨혈증으로 인한 치명적인 부정맥과 심장마비로 급사할 수 있다.

젊은 러너의 비극은 불과 한 달 전 국내에서도 벌어졌다. 지난달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달리기' 대회 도중 코스를 달리던 20대 여성 참가자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이튿날 숨졌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