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기본소득 응모, 9개 군 지원했지만 경남도가 8곳 걸렀다
9개 지자체 신청에 산청군 1곳만 제출
도 “재정 여건 고려 어쩔 수 없는 상황”
전남광주, 신청 12곳 모두 제출과 대조
4일 경남도가 정부의 농어촌기본소득 공모사업에 산청군 한 곳만 지원했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재희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의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가 공모’에 도내 9개 군이 사전 신청했으나, 경남도가 자체 심사를 거쳐 산청군 1곳만 최종 추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열악한 기초단체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정작 상위 행정기관에서 사전 차단한 셈이다.
4일 경남도는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9개 군의 참여 의지에는 공감하지만, 도의 현재 재정 여건을 고려해 1개 군만 농림부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은 인구감소지역 군 주민을 대상으로 1인당 월 15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정기 지급해 생활 안정을 돕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국가 시범사업이다. 현재 경남에서는 남해군이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혜택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이번 추가 공모로 전국에서 18개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 중 경남은 최소 3곳 이상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 인구감소지역 군이 8개 광역시 69개 군이며 이미 선정된 군 이외 52개 군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어서, 지역 분배 등을 고려하면 경남이 평균 3곳이 선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고성·산청·하동·의령·함안·함양·거창·합천·창녕 등 9개 도내 인구소멸지역 기초단체가 공모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경남도는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 안정성과 기존 도민 지원 사업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천 규모를 1개 군으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이러한 결정의 이유로 심각한 재정 부담을 내세웠다. 내년 국비 지원 비율은 50%이며, 나머지는 도(25%)와 군(25%)이 분담해야 한다. 신청한 9개 군이 모두 선정될 경우 도비만 연간 1934억 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동시에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도는 국비 지원 비율을 현행 50%에서 80% 이상으로 높여 달라고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신청한 모든 기초단체가 사업에 선정될 가능성은 사실상 0%인 상황에서 도가 재정부담 부분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지적도 있다. 내년도 재정 부담은 기존 선정된 남해 170억 원에 산청이 추가될 경우 155억 원이 더해져 총 325억 원 수준이 된다. 최소 2개 지자체가 더 선정되더라도 1년간 지자체당 평균 도비 부담액은 196억 원 정도여서여기에서 400억 정도가 더 소요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경남도의 예산이 14조 2851억 원에 달하고 국비 사업 매칭비 1조 원, 자체 사업 가용예산 7000억 원 등이 있는 만큼, 재정 부담을 이유로 최소한의 규모만 신청한 것은 소극적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인근 전남광주시가 신청 기초단체 12곳을 모두 공모에 참여시킨 것을 고려할 때 이번 경남도의 결정이 도내 기초단체의 힘든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소중한 기회의 싹을 스스로 잘라버렸다는 지적을 비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오후 진보당 경남도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인구소멸 군 지자체의 농어촌기본소득 참여 기회를 원천적으로 가로막은 경남도를 규탄했다. 이에 앞서 경남도 농어촌기본소득 조례제정운동본부도 정부의 전면 실시와 국비 80% 상향, 그리고 경남도의 적극적인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도 ‘선거 앞에는 3288억 원, 농어촌에는 예산부족? 박완수 도정의 선택적 재정 운용, 도민에게 설명하라’는 논평을 내고 이번 선택적 공모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