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번 돈, 9개월 만에 날린 쿠팡…대만·물류·상품 투자 늘린다
1~3분기 누적 적자 1조 8318억
로켓배송 등 핵심 사업 수익성 부진
공급망 차질·고정비·마케팅 비용 탓
물류에 AI 카메라 도입…수작업 스캔 대체
대만 새벽배송 확대…인프라 투자 가속화
쿠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와 인천 물류센터 화재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올해 쌓인 손실이 흑자를 냈던 최근 3년간의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까지 불어났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모회사인 쿠팡Inc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6423억 원(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427.52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지난 7월 인천물류센터 화재 비용이 포함된 수치로 이 비용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2882억 원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쿠팡Inc는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앞서 1분기 354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분기에는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이 반영되며 8350억 원의 역대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쿠팡Inc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적자 규모는 1조 8318억 원으로 쿠팡Inc가 연간 흑자를 기록한 2023~2025년 3년 합산 영업이익(1조 8987억 원) 규모에 육박한다. 3분기 만에 그동안의 이익을 모두 내준 셈이다.
쿠팡의 영업손실의 중심에는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의 수익성 악화가 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3분기 매출은 약 11조 954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원화 기준) 늘었지만,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는 약 5495억 원으로 45% 급감했다. 마진율도 4.6%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4%포인트(P) 떨어졌다.
쿠팡은 마진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공급망 차질과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 이탈 고객을 되찾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를 꼽았다.
쿠팡Inc 김범석 의장은 3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이들 3가지 요인은 예상 궤도에 맞춰 손익계산서에 반영되고 있다”며 “물동량 회복에 따라 공급망 불균형 정상화, 실현하지 못한 물량 기반 비용 절감 효과 복원, 구축된 비용 기반에 수요가 부합하면서 설비 가동률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마진 감소는) 구조적 문제가 아닌 일부는 회사가 선택한 단기 투자이고 나머지는 일시적인 역풍”이라며 “내년에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이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활용 중인 무인 운반 로봇(AGV). 쿠팡 제공
쿠팡Inc는 당장의 적자와 별개로 상품군 확대와 물류 인프라, 신사업 투자를 이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쿠팡Inc에 따르면 3분기 로켓배송 상품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같은 기간 새벽배송 상품인 로켓프레시 취급 물량은 프로덕트 커머스 전체 물량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물류 공정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3분기 포장 공정에는 수작업 스캔을 대체하는 인공지능(AI) 카메라를 들였고, 주문별로 최적의 포장 크기를 자동 조절하는 오토베거를 연계해 작업 시간과 포장재 낭비를 함께 줄였다.
대만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현지 대만 인구의 절반이 쿠팡의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주문 마감 시간은 자정까지 늘었다. 대만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쿠팡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성장사업 연간 손실을 9억 500만~10억 달러로 예상한다고 제시했었지만 5000만~1억 달러 가량 상향 조정한다”며 “이는 주로 대만 내 인프라 구축에 따른 것으로 차별화된 배송 경험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확장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 역시 “대만 사업이 향후 수년간 연결 현금흐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