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의사 피습에 의료계 "환자 안전 위해서라도 예방·처벌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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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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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연합뉴스 세브란스병원. 연합뉴스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흉기에 찔린 사건과 관련해 의료계가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의료진의 안전 보장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의료진의 안전이 지켜져야만 국민들도 치료받을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사후 처벌 위주의 땜질식 대응에서 벗어나, 의료현장이 위축되지 않고 온전히 유지될 수 있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협은 지난 2018년 고(故)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이후 이른바 '임세원법'이 제정됐지만, 의협은 현행법이 여전히 가해자 사후 처벌 강화에 치중돼 있고, 진료 현장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4월 시행된 의료법 시행규칙은 100개 이상 병상을 갖춘 병원·정신병원 또는 종합병원을 개설할 경우 보안 전담인력을 1명 이상 배치하고, 비상상황 시 경찰관서에 신고할 수 있는 비상경보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보안인력이 바로 옆에 있지 않으면 (사건·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일부 나라에서는 (병원에) '위험구역'을 설정해서 금속탐지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활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사전에 차단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의료진과 환자의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 가해자가 어떤 분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10여년 전부터 격리 치료가 굉장히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병원협회, 서울시의사회도 같은 취지의 성명을 내고 정부 당국에 실효성 있는 예방·처벌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3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3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협은 "의료기관의 보안 조치가 의무화했는데도 폭력이 반복된다는 사실은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와 의료기관은 이번 사건을 특정 병원의 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되고, 현행 기준의 이행 실태와 비상 대응 체계를 전면 점검해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보호 대책과 더불어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처벌 강화의 범위를 응급실 외에 진료가 이뤄지는 모든 공간으로 확대하고, 수사기관과 법원은 의료인 대상 폭력이 다른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고려해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전협은 "(낙인 때문에) 진료의 문턱이 높아질수록 도움이 필요한 이들은 치료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처벌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폭력이라는 행위여야 한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병협)도 정부와 사법당국을 향해 "의료기관 내 흉기 반입과 폭력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면서 "병원 보안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돌발적인 위협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전한 진료 환경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기관의 안전관리 책임을 개별 병원에만 전가하지 말고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구축하라"면서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시의사회도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의료진이 다치고 희생되어야 의료현장의 안전이 보장될 것인가"면서 "의료기관 특성에 맞는 출입 통제와 위험 상황 대응체계, 비상신고체계 및 신속한 경찰 출동을 위한 연계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5분께 서울 서대문구 소재 세브란스병원에서 50대 여성 A 씨가 흉기를 휘둘러 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다치게 했다. 해당 의사는 약 5㎝ 길이의 자상을 입고 응급실에서 치료받았고,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당일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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