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허준 역사적 사실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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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유이태, 허준보다 1백년 뒤 인물

,시청률 50%대를 넘어 안방극장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는 MBC 드라마 "허준"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채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방송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오는 26일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인 김호씨의 논문 "동의보감 편찬의 역사적 배경과 의학론"에서 비롯됐다.

김씨가 논문에서 드라마 "허준"이 역사적 사실을 잘못 다루고 있다고 지적한 부문은 크게 2가지.

먼저,극중 허준의 스승인 유이태(극에서는 유의태)가 실제로는 허준보다 약 1백년 지난 숙종 때 인물이라는 것.허준의 출생 연도는 1539년(중종 34년).지금까지는 족보를 통해 1546년 혹은 1547년으로 알려졌으나 임란 때 그려진 "태평회맹도병풍"를 통해 허준의 출생일시가 명확하게 밝혀졌다.

반면 극중 허준의 스승으로 나오는 유이태는 경남 산청의 의병장 후손으로 홍역치료서인 "마진편"을 저술한 의사.

이런 사실은 "숙종실록"(숙종 39년)과 1769년 간행된 "거창유씨세보"에 나타나 유이태가 허준보다 1백년가량 늦게 태어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허준의 성장지역이 드라마의 주무대가 되고 있는 산청이 아니라 전남지역이라는 것.

허준의 출생지는 지금의 서울 강서구 가양동 일대였던 경기도 양천으로 알려져 왔다.그러나 전남 담양.해남 출신의 유학자 유희춘의 "미암일기"의 기술을 토대로 허준은 전남에서 성장했다고 이 논문은 새롭게 밝혀냈다.

드라마 "허준"이 이처럼 역사적 사실을 잘못 묘사하고 있는 것은 지난 1965년 한 한의학자가 경남일대를 답사한 뒤 "허준은 산청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유의태에게 의술을 배워 의과에 합격,내의원에 봉직했다"고 기록한 것을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기정 사실화했기 때문.

극작가 이은성이 쓴 "소설 동의보감"을 원전으로 하여 최완규씨가 극본을 집필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지금까지 세차례에 걸쳐 드라마로 제작됐지만 이같은 오류를 발견해 내지 못했다.

김씨의 지도교수인 한영우교수는 "드라마 "허준"은 역사적 배경등 조사가 미흡한 채 소설을 근거해 시나리오를 만들어져 이처럼 역사적 사실이 다르게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작진은 "이 드라마는 실제와 허구를 적절히 조절하며 제작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허준과 스승과의 관계가 기본적으로 잘못 설정된 점등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을 피했다.

김호일기자 tokm@p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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