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통선' 언제 다시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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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대평동 ~ 자갈치 잇던 117년 명물

30년 동안 영도 통선을 이용했던 권말태(75·부산 영도구 대평동)씨.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에 한 번꼴로 자갈치시장을 다녀왔지만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 찾아가기도 힘들어졌다. 900원만 내면 부산 영도구 대평동 도선장에서 출항해 5분 만에 자갈치시장으로 데려다주는 영도 통선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권씨는 "통선 대신 버스를 타고 가면 20~30분은 족히 걸린다"며 "통선 운항이 하루라도 빨리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립공사로 운항 중지 8개월
공사지연에 연내 운항 힘들 듯


100년도 더 된 영도의 명물 '영도 통선'이 지난해 10월 돌연 운항을 멈춰 재개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도 통선은 1893년 거룻배로 출발해 영도대교가 놓이기 전까지는 영도와 뭍을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12t짜리 아담한 도선은 대평동과 자갈치를 오가면서 영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자갈치로 장을 보러 가는 사람들을 부지런히 태워 날랐다.

관광객들은 호화 유람선이 아닌 작은 통통배를 타고 바다를 감상하는 재미에 빠져들곤 했다.

20여년 전까지는 영도 통선의 하루 이용자가 1천명을 훌쩍 넘기도 했다. 해상교통안전법에 따라 일출 전 30분부터 일몰 후 30분까지 운항하면서 하루 평균 55회를 왕복했다.

이처럼 역사와 추억을 간직한 통선이 영도 앞바다에서 8개월째 자취를 감추었다. 100년을 이어온 통선이 운항을 멈춘 것은 자갈치시장 주변의 매립공사 때문. 공사로 자갈치시장 앞에 배를 댈 선착장이 없어져 버렸다.

추억의 영도 통선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영도 통선 선주는 부산해경에 오는 9월 30일까지 운항 휴업 신고를 낸 상태다. 선주 김희수(53)씨는 "점점 배를 타는 손님이 줄고 기름값은 올라 그만두려고도 생각했지만 20년 넘게 해 오던 일이고 주민들도 원하기 때문에 통선을 완전히 멈출 수는 없다"며 "매립공사가 끝나는 대로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상문제로 매립공사가 지연되면서 올해 안에는 영도 통선을 다시 보기 힘들 전망이다. 매립공사의 주관사업주체인 부산시수협 관계자는 "매립지 주변 공장이나 도선 등의 보상 문제가 얽히면서 공사가 지연돼 2010년 3월까지로 공사 기한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성화선 기자 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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