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해도 ‘TK 신공항’ 들러리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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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부산 김해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비행기가 부산 김해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대구·경북이 부지를 최종 확정하는 등 통합신공항 건설을 탄력적으로 추진하는 반면, 총리실이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과 발표를 늦추면서 부산·경남이 물류와 관광 등 핵심사업에서 대구·경북에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총리실 검증에서 김해신공항으로 최종 결정된다면, 김해신공항조차 시설면에서 수도권의 인천공항뿐 아니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도 못 미쳐 건설 뒤 곧바로 ‘3등 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부·울·경 시민사회단체 등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반대했던 대구·경북이 자체 통합신공항 건설 부지를 확정한 만큼 총리실이 올해 총선 전에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가덕도신공항을 조기 착공하자고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TK 통합신공항 이전 지역 확정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 계획

김해신공항보다 활주로 300m 길어


“총리실 검증결과 총선 전 발표

가덕도신공항 조속 추진 해야”


29일 부산시·대구시·경북도·국토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29일 민간·군 통합신공항 이전 지역으로 경북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으로 최종 확정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오는 2026년 통합신공항 개항을 목표로 ‘에어 시티’(공항복합도시) 계획 청사진을 발표하며, 항공·물류·관광 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것을 선언했다.

또 통합신공항은 유럽, 북미 등 중장거리 국제노선이 취항할 수 있는 규모(15.3k㎡)로 건설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른 비용은 11조 3000억 원(통합신공항 건설 8조 8000억 원, 공항복합도시 조성 2조 5000억 원)으로, 기존 대구국제공항과 K2(군공항)가 떠난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와 경북은 통합신공항 건설을 통해 대구, 포항, 구미, 신공항 등 대구·경북 4개 권역을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묶어 기업 투자 유치, 관광 활성화, 인구 유입 등을 통해 지역에 큰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대구·경북의 거침없는 통합신공항 행보에 비해 부산의 김해신공항 문제는 위태롭다. 만약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가 김해공항 확장을 주장하는 국토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부산·경남은 총체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국토부 안에 따라 확정되더라도 김해신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3200m에 불과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3500m에 비해 짧다. 주변 면적도 협소해 활주로도 V자형으로 조성한다. 북미·유럽 노선 등 대형 여객기의 취항이 어렵다. 특히 김해신공항은 서낙동강,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으로 둘러싸여 항공 수요 변화에 따른 확장을 전혀 할 수 없는 구조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넉넉한 부지를 보유해 향후 활주로를 추가 설치할 수 있다.

주변 개발계획에서도 확연히 뒤떨어진다. 김해신공항은 주변 가용지 부족으로 사실상 어떠한 사업도 추진하기 힘들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4.3k㎡ 규모의 ‘공항복합도시’가 들어설 계획이다. 대구·경북은 이전 지역 배후 신도시를 국제항공업무, 항공물류, 항공복합산업 지구 등으로 세분화해 조성하고 숙박, 마이스(MICE), 관광레저 등 연관 산업을 포함해 복합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항복합도시도 개발 진행 과정에 따라 향후 3~4k㎡ 더 확장할 수 있다.

김해신공항의 대안으로 제시된 가덕도신공항(동남권 관문공항)은 3500m 길이의 활주로, 3.9k㎡의 규모의 공항복합도시 건설이 가능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견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남권관문공항추진 부·울·경 범시민운동본부는 29일 부산시의회에서 부산,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의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총선 전 조속히 검증 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박인호 김해신공항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 대표는 “시설 면에서 열악한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따라잡혀 항공 주도권을 넘겨주고 삼류 공항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조속히 가덕도에 동남권 관문공항을 추진해야 침체된 부산·경남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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