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롯데, 손승락·고효준 없는 불펜 복안 있나?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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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과 고효준의 FA계약이 불투명해 지면서 박진형(맨 왼쪽), 구승민(가운데),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이 롯데 자이언츠 불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손승락과 고효준의 FA계약이 불투명해 지면서 박진형(맨 왼쪽), 구승민(가운데),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이 롯데 자이언츠 불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달 30일 스프링캠프가 마련된 호주 애들레이드로 떠나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에 익숙한 선수 두 명이 보이지 않았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손승락과 고효준. 해를 넘기도록 롯데와 FA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해 결국 스프링캠프 명단에 빠졌다. 롯데 측은 “구단의 계약 조건과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선수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느긋한 입장이다.


FA계약 해 넘기고도 불발

호주 캠프 두 선수 없이 출발

‘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염두

5선발 탈락 선수, 활약 기대

젊은 선수들 중심 대안 준비


손승락, 고효준은 아직 구단의 제안에 답하지 않고 있다. 구단이 내민 조건을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간격이 너무 큰 듯하다.

그렇다고 두 선수를 원하는 다른 구단이 나서지도 않고 있다. FA시장이 그만큼 얼어붙었다.

롯데는 최악의 경우 두 선수 모두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풀어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시즌 롯데 불펜에서 그럭저럭 제 몫을 해낸 두 선수 없이 시즌을 꾸릴 복안을 갖춘 것일까.

지난해 롯데 불펜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타고투저의 흐름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펜 평균자책점은 4.67로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다. 롯데가 기록한 16세이브는 9위 한화 이글스(28세이브)보다도 12개나 적은 리그 최하위였다. 반면 승리를 날려 버린 블론세이브는 리그 3위(16개)였다. 성공적인 스토브리그를 보내며 쏠쏠한 전력 강화를 이뤄낸 롯데를 보는 시선이 여전히 불안한 이유다. 게다가 롯데에는 손승락을 제외하면 시즌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던 마무리 투수가 한 명도 없다.

그럼에도 롯데는 걱정 없다는 입장이다. 진명호와 박진형, 구승민, 박시영까지 활용 가능한 불펜 자원이 많다는 것이다. 구승민과 박진형은 마무리 경험까지 갖췄다.

지난해 부상이 겹치며 41경기에서 1승 4패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6.25로 부진했던 구승민이 건강을 되찾고 돌아왔다. 2018년 7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며 일약 롯데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구승민은 부상만 입지 않는다면 예전 기량을 회복할 것이라는 게 롯데의 예상이다.

지난해 초반까지 어깨 통증으로 고전했던 박진형 역시 41경기에서 2승 1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한창 좋았던 2017년 후반기의 구위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여기에 더해 5선발 경쟁 중인 김원중, 서준원, 윤성빈 등 잠재력 있는 투수들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투수가 불펜에서 뜻밖의 활약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어 롯데의 기대가 적지 않다.

롯데 관계자는 “손승락 고효준은 에이징 커브를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어서 끝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면서도 “최악의 경우가 생기더라도 구승민, 박진형 등 젊은 투수들을 중심으로 제2, 제3의 대안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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