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대 역주행…‘봄’ 맞은 LP 레코드 ‘붐’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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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로 음악을 재생하는 장면. 오른쪽은 백예린 정규 1집 한정판 LP. 마장뮤직앤픽처스·블루바이닐 제공 LP로 음악을 재생하는 장면. 오른쪽은 백예린 정규 1집 한정판 LP. 마장뮤직앤픽처스·블루바이닐 제공

스트리밍 시대에 LP 레코드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디지털 음반을 주로 선보였던 인기 가수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LP를 들고 대중을 찾고 있다. 새로운 복고인 ‘뉴트로’ 열풍을 타고 소환된 LP는 중장년층에겐 그 시절 ‘추억’을, 젊은 세대에겐 신선한 재미를 전하며 음악 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백예린 정규 1집 한정판 LP 발매

신승훈·김완선·박기영 가세

판매량도 지난해 60만 장 ‘껑충’


가수 백예린은 다음 달 11일 자신의 정규 1집을 한정판 LP로 발매한다. 지난해 발매된 앨범 ‘에브리 레터 아이 센트 유’에 수록한 전곡을 LP 두 장에 나누어 담았다. 2000장 한정 제작되며 표지 사진은 디지털 음원과 다르게 디자인했다. 눈에 띄는 건 LP 색깔이다. 기존의 검은색 대신 투명한 색을 내놓는다.

신승훈은 최근 30주년 기념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를 발표하며 한정판 LP 1000장을 제작했다. 해당 LP는 예약 주문을 시작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동이 났다. 이외에도 인기 가수인 송가인, 김현철, 박기영을 비롯해 뮤지컬 배우 카이 등도 자신의 앨범을 LP로 만들어 대중에게 선보였다.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김완선도 최근 발매한 새 앨범 ‘2020 김완선’을 한정판 LP로도 제작한다. 김완선은 신곡 ‘옐로’ ‘하이힐’ 등을 LP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런 열풍에 힘입어 국내 음원 시장에서 LP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LP 생산업체 마장뮤직앤픽처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음악 시장에서 LP 판매량은 2016년 28만 장의 배를 넘는 60만 장을 기록했다. 업체 관계자는 “CD나 디지털 음원을 LP로 제작할 수 있는지 문의도 많이 온다. 검은색으로만 제작됐던 예전의 레코드와 달리 이젠 녹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깔로 제작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서영호 음악평론가는 “CD나 카세트테이프보다 LP는 ‘음반’이라는 매체의 정통성에 더 부합하는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멋을 풍긴다. 디지털 음원보다 수고스러운 절차를 요구하지만, 아날로그적 청취가 더 가치 있게 평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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