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KBO 리그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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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가 5일 개막했다.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이날 서울 잠실야구장을 비롯해 전국 5개 구장에서 동시에 개막전이 열렸다. 어린이날에 프로야구가 개막한 것은 1982년 KBO 리그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 시즌 개막전은 어느 해보다 외신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이날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공식 개막전엔 미국 AP 통신 등 11개 외신이 취재 경쟁을 펼쳤다. 중동의 유력 매체인 알자지라 방송은 경기 전 SK 염경엽 감독의 국내 매체 인터뷰에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프로야구는 미국과 일본으로 생중계된다. 스포츠 전문 체널인 미국 ESPN은 이날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시작으로 매일 KBO 리그 1경기를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하고, KBO 관련 뉴스와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편성한다. 일본도 개막전부터 매일 2경기를 생중계한다.

무관중 경기로 열리는 한국 프로야구가 이렇게 외신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로 코로나19 대응 때문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전 세계 프로야구가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상태지만, KBO 리그는 대만에 이어 시즌을 시작했다.

KBO는 프로야구 개막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서 마스크 착용, 하이파이브나 악수 등 맨손 접촉 자제, 침 뱉기 금지, 외부인 접촉 최소화, 발열 검사 필수, 심판 위원 경기 중 마스크와 위생 장갑 의무적 착용 등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두 차례나 공식 발표했다.

KBO의 매뉴얼이 눈길을 끄는 것은 세밀함이다. 선수단 원정 이동 시 구단 버스 이동 권고, 대중교통 이용 자제, 원정 숙소 내 사우나 이용 금지, 피트니스센터 이용 시 마스크와 일회용 라텍스 장갑 착용, 씹는 담배 사용 금지, 1-3루 주루 코치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은 물론이고, 개막 이후 선수단 중 유증상자가 나올 경우에 대비한 특별 규정까지 마련했다.

메이저리그가 KBO 리그에 대해 공부에 들어갈 정도다. 미국 매체들은 “메이저리그는 KBO리그를 보고, 배우면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KBO 리그가 큰 관심을 받아 기쁘다. 이런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된 건 우리 국민들의 높은 의식 덕분”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김진성 스포츠팀장 pape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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