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복당이라니?…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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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PK 차기 주자] 무소속 홍준표 인터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서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 3월 대구서 총선 출마를 발표하고 있는 홍 전 대표. 연합뉴스

가 무소속 홍준표 당선인을 ‘주목받는 PK 차기 주자’ 세 번째 순서로 선정한 이유는 그가 그 어떤 부산·울산·경남(PK) 정치인보다 생존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21대 총선을 통해 8년 만에 서울 여의도로 복귀하는 홍 당선인은 1996년 정계에 입문한 뒤 9번의 공식 선거 중 낙선한 것은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이 서울에서 참패한 19대 총선을 포함해 고작 2번에 불과하다.

“잘못된 공천으로 총선서 참패
황교안·김종인 ‘투톱’ 역할 못 해
단합하면 차기 대선 승리 자신”

그렇다고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피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집권당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선거’로 불렸던 2017년 대선에 출마한 것이나, 친박(친박근혜)계의 집중 견제를 이겨 내고 2012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것은 ‘홍준표식 정치’의 전형을 보여 준다.

그에게 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을 물어봤다. 홍 당선인은 ‘잘못된 공천’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는 통합당 공천을 ‘막천(막가는 공천)’이라고 부른다. 홍 당선인은 “경쟁력 있는 사람을 무조건 쳐내고 이상한 사람을 내리꽂았다”고 했다. 그다음으로 “지도부의 메시지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인데, 야당의 막말만 심판하는 선거로 변질돼 버렸다”며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선대위원장 투톱이 전혀 역할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홍 당선인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코로나 영향력’에 대해선 “승패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왜 PK에선 통합당이 승리했을까? 그의 대답은 명쾌하고 단순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통합당이)어려우니까 통합당의 기반인 영남에서 보수 지지층이 뭉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도 “민주당의 ‘수도권 압승론’이 PK에선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한다.

여기서 홍 당선인의 ‘동물적인’ 정치감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공식 선거 운동 초반부터 수도권에서 통합당이 어려워지면 영남지역에선 ‘2번(통합당 지칭) 바람’이 태풍처럼 불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선거사무실에 나오지 말고 무조건 지역구 밑바닥을 다져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에선 나를 무소속으로 보지 않고 통합당 후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을 ‘지역적 다양성’으로 꼽았다. 홍 당선인은 PK(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경남도지사를 2번 했고, 서울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중·고교를 졸업한 대구에서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 그는 “차기 대선의 최대 기반인 PK와 TK를 포함해 서울에서 동시에 연고가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PK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아는 정치인이다. 그가 선거전 초반 경남 양산을과 밀양함안의령창녕 출마를 고집했던 이유다. 그는 “2022년 정권 교체를 위해선 PK가 중요하다”며 “호남은 450만, TK는 500만, PK는 840만 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복당’ 문제를 거론하자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라는 불교용어를 인용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 25년간 정치하면서 한 번도 탈당한 적이 없다”며 “황교안과 김형오(공천관리위원장)가 ‘정적 쳐내기’ 차원에서 나를 내쫓았다”고 했다. 그는 “잘못한 사람들이 당에서 나갔으니 나는 빠른 시일 내에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대선의 승리 요인을 ‘통합’에서 찾았다. 홍 당선인은 “지금 통합당 의석이 중요한 게 아니다”고 전제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은 83석으로 대선에서 이겼지만 이회창 전 총재는 ‘기호 1번’을 달고 2번이나 졌다”며 “총선 과정에서 탈당한 사람들을 모두 복당시켜 내부 결속력을 더욱 강화해, 단합된 힘으로 대여 투쟁에 나선다면 충분히 (차기 대선에서)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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