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뱃길 열린 거제 저도, 여전히 반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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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70여 일 만에 재개 대통령 별장 비공개로 효과 반감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를 품은 저도 개방 첫날인 지난해 9월 17일, 궁농항을 출발한 유람선이 저도 선착장에 접안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靑海臺, 바다의 청와대)’를 품은 ‘금단의 섬’ 경남 거제시 저도에 닿을 수 있는 바닷길이 다시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뱃길이 끊긴 지 70여 일 만이다. 하지만 청해대는 여전히 비공개라 기대만큼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거제시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 방침에 따라 6일부터 저도행 유람선 운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재개방 첫날, 375명이 저도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저도는 지난해 9월, 1년간 시범 개방하는 조건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보안을 위해 민간인 출입을 통제한 지 47년 만이었다. 당시 첫 달 3332명을 시작으로 10월 1만 802명, 11월 1만 1488명 등 약 3개월 동안 2만 5622명이 다녀갔다. 기상악화로 유람선 운항이 중단된 날을 제외하면 사실상 예매·탑승률 100%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저도 내 군부대 동계정비를 위해 12월부터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이후 해군이 애초 3개월이던 정비 기간을 2개월로 단축하면서 예정보다 한 달 앞당겨 방문객을 맞았지만 이미 관심에서 멀어진 뒤였다.

개방 하루 만에 두 달 치 예약이 동났던 첫 개방 때와 달리, 재개방 이후엔 하루 절반 채우기도 버거웠다. 심지어 예매율 미달로 유람선 운항이 취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핵심 시설인 청해대가 빠진 알맹이 없는 볼거리에, 코로나19 여파로 관광 수요가 급감한 탓이었다. 결국 2월 24일부터 유람선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시는 재개방을 앞두고 탐방객 편의를 위해 1곳이던 유람선 출항지를 3곳으로 늘리고, 하루 입도 정원을 600명에서 1200명으로 증원했다. 또 섬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도 1시간 30분에서 2시간으로, 탐방 코스도 제2 분기점에서 제1 전망대까지로 확대했다. 하지만 청해대 내부는커녕 주변 사진 촬영조차 불가능하며, 1시간 남짓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탐방로를 걷는 게 전부다. 그런데도 입도를 위해선 성인 기준 1만 8000원(온라인 1만 6000원)을 지불해야 돼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등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시범 개방은 9월 16일 종료된다. 하계 정비 기간(7월 7일~9월 6일)에는 다시 문을 닫는다. 이 때문에 애초 대통령 공약대로 소유권 이관 등 완전 개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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