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보다 못한 국제관광도시 ‘관광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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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국제관광도시를 지향하며 야심차게 준비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스마트 관광플랫폼 ‘비짓부산(VisitBusan)’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플랫폼 구축에 6억 4000만 원이 들었고 연간 운영비만 2억 원씩 나가지만, 스마트 플랫폼과는 거리가 멀고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조차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6일부터 비짓부산(www.visitbusan.net)을 운영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공사 측은 한 달간 오픈 이벤트를 실시하며 여행 일정과 리뷰 등을 등록한 시민 1000명에게 호텔 숙박권, 시티투어버스 탑승권, 아메리카노 쿠폰 등을 증정한다.

부산시 ‘비짓부산’ 실효성 논란
‘해운대 당일여행’ 추천 0건 등
기본 일정 안내 기능조차 ‘미흡’
플랫폼 구축에 6억 4000만 원
“DB 부족, 홈페이지 수준 그쳐”

전문가들은 비짓부산이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온라인 박물관’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오래전부터 축적된 부산 관광 관련 자료를 한곳에 긁어모아 놓기만 했다는 뜻이다.

부산의 한 관광업체 대표는 “플랫폼에서는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비짓부산은 절대적으로 관이 공급하는 데이터 위주여서 관광객의 신뢰를 얻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관광플랫폼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여행일정 추천’도 사실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추천일정 검색 카테고리에 ‘당일여행’과 ‘해운대구’를 입력하면 추천 코스가 0건으로 나올 정도다. 키워드를 ‘당일여행과 부산진구’ ‘1박2일과 수영구’ 등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바꿔도 결과는 마찬가지로 0건이다. 19일 기준으로 홈페이지에 등록된 추천 여행코스가 15건에 불과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고를 선택지가 사실상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바일에서도 플랫폼이 구현은 되지만, 전용 앱 출시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아쉽다.

부산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여행 페이지 등 최근 여행자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는 기존 SNS와 비교해 어떤 경쟁 우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관광학 전공 교수는 “1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그냥 예쁜 홈페이지를 하나 만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 ‘스마트 관광’이라는 타이틀을 과연 붙일 수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며 “관에서 주도하는 데이터 구축 작업이 과연 꾸준히 이뤄질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는 이 포털의 운영을 맡고 있다. 운영 대행사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운영과 관리, 콘텐츠 기획 등은 공사에서 책임진다. 공사 측은 “지속적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시민, 관광객을 대상으로 월별 이벤트를 실시해 경험에 기반한 데이터를 수집하겠다”며 “모바일 앱은 6월 중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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