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발 부진 → 불펜 과부하 → 성적 하락 ‘롯데의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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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5연승을 달리던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첫 위기를 맞았다. 19일 광주에서 열린 KIA전에서 롯데 유격수 마차도가 더블플레이를 하고 있다. 위기를 맞은 허문회 롯데 감독(왼쪽 위)과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고 입원 치료 중인 투수 이승헌.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선발 투수 애드리안 샘슨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며 시즌 첫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최하위에서 올 시즌 개막 5연승 이후 최근 7경기에서 2승 5패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막 후 올해 일을 낼 것만 같은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어졌고, 위기감이 높다.


선발 샘슨 복귀 일주일이 고비
최근 7경기에서 2승 5패 기록
장원삼 3이닝 5실점 강판 등
대체 선발들 4이닝도 못 채워
타격도 경기당 3득점 하락세
머리 부상 이승헌 상태 호전


무엇보다 현재 7승 5패를 기록 중인 롯데가 5할 승률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지난해의 패배 의식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롯데의 하락세에는 1선발로 예상됐던 샘슨의 공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샘슨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해 부친상을 치르고 지난 7일 귀국했지만 2주간 격리 상태다. 롯데가 올 시즌 당한 5패 중 2패가 샘슨의 자가격리로 인해 대체 선발이 투입된 경기였다.

첫 번째 대체 선발로 나선 장원삼은 지난 12일 사직 두산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롯데의 개막 5연승도 여기서 막을 내렸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이승헌이 2군 추천을 받아 임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승헌은 빼어난 구위를 선보였으나 경기 초반 상대의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고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다.

대체 선발들이 4이닝도 못 채우고 내려가면서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불펜의 주축 투수인 박진형은 벌써 7경기, 오현택, 구승민, 진명호, 김원중이 6경기나 등판했다.

서준원과 노경은 등 4, 5선발의 들쭉날쭉한 컨디션도 롯데의 행보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스트레일리가 샘슨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투수진이 부진한 상황에서 타선이라도 받쳐주면 좋으련만, 롯데 타선은 선발진보다 더 심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롯데는 최근 4경기에서 12득점으로 경기당 3점을 얻는 데 그쳤다. 빅이닝(3점 이상 득점하는 이닝)은커녕 무사 만루 찬스에서 겨우 1점을 뽑는 야구를 하고 있다.

개막 5연승을 이끌었던 딕슨 마차도는 타율이 어느새 0.250으로 떨어졌다. 득점권에서 발군의 결정력을 보여준 정훈의 부상 이탈도 롯데에는 치명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기력 자체는 안정적이라는 사실이다. 포수 정보근은 타격에선 아쉽지만, 수비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다. 유격수 마차도와 2루수 안치홍의 가세로 센터 라인이 안정됐다. 마무리 김원중을 비롯해 불펜 필승조는 아직은 불안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타선의 부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다른 변수가 줄어들었기에 선발진 퍼즐만 맞춰진다면 쉽게 허물어질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다.

1선발 샘슨의 복귀까지는 아직 일주일 이상이 남았다. 그때까지 롯데는 세 번째 임시 선발로 그 공백을 버텨내야 한다. 허문회 감독의 위기 대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편, 롯데 구단은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고 미세 골절상을 당한 투수 이승헌의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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